'윤석열 패싱' 법무부 檢 직제 개혁안에…검사들 부글부글
주영민
cym@kpinews.kr | 2019-11-15 10:53:54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에 대한 정권의 보복 의견도
전국 검찰청 특별수사부 4곳이 폐지된 데 이어 법무부가 외사·강력 등 직접수사 부서 37곳을 추가로 없애는 방안을 내놓자 검찰 내부에서 반발기류가 거세지고 있다.
법무부가 전국 41개 직접수사 부서를 연말까지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검찰 직제 개편안을 대검찰청의 요청이 있기까지 함구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윤석열 검찰총장마저 법무부가 이 같은 내용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사실을 언론보도 등을 통해 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법무부가 뒤늦게 '대검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검찰의 반발기류를 잦아들게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 4곳 중 2곳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부 2곳, 일선 검찰청의 공공수사부와 강력부, 외사부 전체 등 직접수사가 가능한 부서 37곳을 폐지하는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폐지 검토 대상에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와 조세범죄조사부, 방위사업수사부, 범죄수익환수부 등도 포함됐다.
앞서 법무부는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을 개정, 지난달 인천·수원·대전·부산지검 특별수사부를 폐지했다.
남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4곳과 부산·광주지검 특수부는 명칭을 반부패수사부로 변경했다.
법무부의 구상이 완료되면 직접수사 부서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 2곳과 대구·광주지검 반부패수사부 등만 남는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직제개편안과 검찰보고사무규칙 개정을 연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가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같은 방안을 보고했다.
이후 12일 검찰에 이 내용을 전달한 법무부는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국회에서 검찰개혁 추진상황 점검 당정회의를 열고 직제개편안과 검찰보고사무규칙 개정을 신속하게 추진키로 했다.
뒤늦게 이 같은 상황을 알게 된 윤 총장은 14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우려를 표하며 각 부서에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윤 총장은 "국가 부패 대응 역량이 약화하지 않는지 살펴보라"고 주문한 뒤 법무부가 추진 중인 '수사 상황 법무부 장관 사전 보고' 규정에 대해 "검찰 중립성 보장을 위한 검찰청법에 위배되지 않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할 뿐 개별 검사는 지휘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 발생과 처분 과정 등을 보고하는 사무규칙이 있지만 수사 진행 상황을 일일이 보고하지는 않는다.
만약 수사 착수 전이나 진행 단계를 일일이 보고한다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권력층 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결국 정권이 입맛대로 검찰을 좌지우지하겠다는 게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한 뒤 "(윤 총장의 지시는) 법무부가 상위법을 무시한 채 독단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닌지 살펴보라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검찰개혁의 주체인 검사들의 의견은 배제한 채 법무부가 정권의 입맛에 맞게 규칙을 변경하고 지시하니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앞에서는 검찰개혁을 내세워 정의로운 척하지만, 결국 정권의 입맛대로 검찰을 주무르겠다는 것 아니겠는냐"고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의 이번 결정에서 검찰총장이 배제된 것에 대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에 대한 보복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된다.
인천지검의 한 검사는 "검찰개혁의 목표가 직접 수사 부서를 줄이는 것으로 완성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부에서는 조 전 장관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말도 돌고 있다"고 귀뜸했다.
이같은 반발에 법무부는 14일 오후 늦게 해명자료를 내고 "41개인 검찰 직접수사부서를 폐지하는 게 아니라 일부 줄이는 내용이다"며 "축소 대상 직접수사부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이어 "(검찰보고사무규칙과 관련해) 현행 규정에 있는 각급 검찰청의 장이 법무부장관에게 중요사건 보고와 관련해 보고 대상과 유형을 구체화하는 내용으로 올해 말까지 개정을 추진 중"이라며 "구체적 내용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단계별로 법무부장관에게 사전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해당 규칙을 개정할 것이란 보도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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