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세금 미납자 압박하려는 출국금지는 위법"

김광호

khk@kpinews.kr | 2019-11-04 11:07:20

경영난으로 빚지고 세금 7억 8천여만원 못내 출국금지
법원 "출금은 재산도피 방지가 목적…자진납부 강제 아냐"

정부가 세금 미납자에게 압박을 가하고 세금을 자진 납부하도록 하기 위해 출국금지 조치를 한 것은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 서울행정법원 청사의 모습. [뉴시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박성규 부장판사)는 A 씨가 "출국금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6월 세금 체납을 이유로 출국금지 처분을 받은 뒤 올해까지 처분이 연장돼왔다. A씨의 체납액은 올해 1월을 기준으로 7억8000여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에 A 씨는 "운영하던 사업체가 경영난으로 폐업하면서 세금을 체납하게 된 것일 뿐"이라며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킬 우려가 없는 만큼 출국금지 처분은 위법하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조세 미납을 이유로 한 출국금지는 미납자가 출국을 이용해 재산을 해외에 도피시키는 등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지, 미납자의 신병을 확보하거나 출국의 자유를 제한해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세금을 자진 납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 씨가 적법하게 파산선고와 면책 결정을 받았고 체납액 국세를 납부할 능력이 없다는 점 등도 출국금지를 취소하는 사유로 들었다. A 씨가 폐업 이후 5년 동안 한 차례만 출국했고, 해외에 특별한 연고도 없어 재산을 도피시킬 동기도 없다는 것다.

아울러 재판부는 "국민의 출국 자유는 헌법이 기본권으로 보장한 것이므로 그에 대한 제한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면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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