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자체, 직원들에 "자비로 한국여행 가라" 강요 논란
장성룡
jsr@kpinews.kr | 2019-11-03 10:00:36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숫자가 격감하자 일본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항공 노선 폐지를 막기 위해 공무원과 산하 기관 직원들에게 자비로 한국 여행을 가도록 강요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2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시코쿠(四國) 지역의 에히메(愛媛)현은 본청 9개 부서 공무원들과 현내 공기업, 교육위원회 등의 직원들에게 사비로 한국 여행을 갈 것을 사실상 강요했다.
에히메현은 '10~12월 석 달 간 660명'이라는 한국 여행 건수 목표를 제시하고, 각 부처에 한국 방문 예정자 숫자까지 보고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히메현이 이처럼 직원들에게 한국 여행을 강권하고 나선 이유는 현내 마쓰야마(松山) 공항과 서울을 잇는 항공편 노선이 폐지될 것을 우려해서다.
한국의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취항 중인 마쓰야마-서울 노선의 좌석 점유율은 올해 7월까지 80%를 웃돌았으나, 한국에서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확산한 8월엔 63%로 떨어졌다.
이에 에히메현 정부는 노선 유지를 위해 좌석 점유율을 최소한 10%포인트는 올려야 한다고 판단해 현 소속 공무원들과 산하 기구 직원들에게 한국 여행을 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현 안팎에서는 자비를 들여 한국 여행을 다녀오도록 사실상 강제 할당을 한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과 비난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에히메현 관계자는 "갈 수 있는 사람은 가라고 권유한 것일뿐, 여행을 강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방문 예정자 숫자 보고는 확인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그동안 에히메현은 온천 관광을 즐기러 오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았지만, 최근 한일 갈등으로 인해 발길이 끊기면서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일본 관광청은 한일 관계 악화로 8월과 9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자 수가 전년 대비 각각 48.0%, 58.1%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 9월 수치는 일본 당국이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3번째로 낮은 수준이며, 50%포인트 이상 줄어든 것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5월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이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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