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와라"…노벨평화상 받은 에티오피아 총리 퇴진 시위 벌어져
장성룡
| 2019-10-25 14:04:40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비 아머드 알리(43) 에티오피아 총리가 퇴진 시위에 직면해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24일(현지시간) AP·AFP 통신에 따르면 아비 총리의 정적인 자와르 모하메드(33)의 지지자들이 일으킨 퇴진 시위가 격화 조짐을 보이면서 경비대와 시위대 충돌로 수십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날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된 시위는 인근 도시 아다마, 하라르, 암보로 확산하고 있고, 진압 과정에서 6명이 사망했다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아비 총리 퇴진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모하메드는 오로모족 인권 운동가이자 독립언론 오로모미디어네트워크(OMN)의 창업주로, "일부 부족이 차별받고 있다"며 반정부 여론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미국 시민권자인 모하메드는 전임 정권에서 테러리스트로 규정됐다가 신임 아비 총리의 입국 금지 해제 조치로 지난해 귀국했다.
모하메드는 이후 같은 오로모족인 아비 총리에게 오로모족의 언어를 에티오피아 정부의 실무 언어로 만들자고 주장하는 등 여러 조치들을 요구해왔다.
우호적이던 아비 총리와 모하메드의 관계는 지난 22일 아비 총리가 의회에서 모하메드를 겨냥해 "익명의 언론 소유주가 인종적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에티오피아 여권도 없는 사람이 우리의 평화와 안보를 해치려 한다면 조처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급격히 나빠졌다.
아비 총리 퇴진 시위는 모하메드가 아비 총리의 의회 발언 이튿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이 한밤중에 집으로 찾아와 경비원들을 해산하라고 명령했다"고 폭로하면서 그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모하메드 지지자들은 "Down(내려와라), Down, Abiy"라고 외치며 아비 총리의 저서를 불태우는 등 연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아비 총리는 비상사태를 해제한 후 야당 대표 등 수천 명의 정치범을 석방하고 언론의 자유를 대폭 허용하는 등 개혁적인 정책을 취해왔으나 모하메드 지지자들의 시위가 격화되면서 정국이 다시 불안에 빠졌다.
아비 총리는 지난 20여 년 간 국경분쟁을 겪던 이웃 국가 에리트레아와 평화를 위한 공동선언을 이끌어낸 공로로 올해 역대 100번째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됐었다.
에리트레아는 1960년대 초반부터 30년에 걸친 독립 전쟁을 벌인 끝에 1993년 에티오피아로부터 독립을 쟁취했지만, 1998년부터 3년간 에티오피아와 전쟁을 벌여 약 8만명이 사망했다.
아비는 취임 3개월 만인 지난해 7월 에티오피아 총리로는 처음으로 에리트레아를 국빈 방문하고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과 함께 종전(終戰)을 공식 선언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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