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천하'…태국 시니낫, 국왕 배우자 지위 박탈
장성룡
| 2019-10-22 10:55:15
왕실 "국가와 왕실 위엄 훼손…왕비처럼 행동하려 들어" 비판
태국의 마하 와찌랄롱꼰(67) 국왕이 '왕의 배우자' 호칭을 부여했던 시니낫 웡와치라파크디(34)의 모든 지위를 박탈했다. 시니낫이 왕의 배우자(왕의 후궁 지위)로 임명된 지 3개월 만이다.
방콕 포스트 등 현지 매체는 22일(현지시간) 왕실 성명을 인용해 "시니낫이 야심에 이끌려 여왕 자리를 차지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며 "이는 국왕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것으로 국가와 왕실의 위엄을 훼손시킨 것"이라고 박탈 사유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국 왕실은 성명에서 "시니낫이 왕실 전통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국왕에게 반항했다"면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왕실 명령을 빙자하며 개인적 욕망을 채우고 수티다 왕비에게 감히 도전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즉위한 와찌랄롱꼰 국왕은 대관식에 앞서 타이항공 승무원 출신 수티다 와찌랄롱꼰 나 아유타야(40) 근위대장과 결혼식을 올리고 왕비로 임명했다.
그리고 두 달 후인 7월 시니낫을 후궁에 해당하는 '왕의 배우자'로 임명해 관심을 모았다. 왕의 배우자 호칭을 부여한 것은 태국에서 절대군주제가 폐지된 이후 100년 만에 처음이었다.
시니낫은 2008년 왕실 육군간호대학을 졸업한 뒤 조종사 교육을 받고 왕실 근위대에서 근무해왔으며, 지난 5월 왕실 근위대 소장으로 진급한 뒤 두 달만에 '왕의 배우자'가 됐다.
시니낫은 와찌랄롱꼰 국왕이 지난 5월 대관식 직전 결혼한 수티다 왕비의 왕비 책봉식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책봉식이 열리지 못하도록 온갖 술수를 쓰면서 수티다 왕비 대신 자신을 왕비로 책봉하도록 하려고 했다는 것이 왕실의 설명이다.
왕실은 "그러나 그의 바람과 달리 수티다 왕비 책봉식은 열렸다"며 "시니낫은 국왕 내외의 활동과 관련한 지시를 내림으로써 국왕의 권한도 위반했다. 와치랄롱꼰 국왕은 왕실과 국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적절한 행동을 막기 위해 시니낫을 '배우자'로 임명했지만, 자신의 새 직책에 만족하지 않고 왕비처럼 행동하려 했다"고 밝혔다.
시니낫은 지난 8월 그의 일상 사진이 여러 장 공개되면서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와찌랄롱꼰 국왕이 시니낫의 일상을 담은 왕실 전기를 펴내라고 지시했고, 이 과정에서 사진이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시니낫이 조종사 복장을 하고 조종석에 앉아 있는 모습, 소총을 들고 사격하는 모습, 국왕과 웃으며 무언가를 들여다보는 모습 등 일상을 담은 사진들도 있었다.
그러나 시니낫은 왕의 배우자로 임명된 지 3개월 만에 왕실 직함을 잃으면서 군 직위도 함께 박탈당하게 됐다.
와찌랄롱꼰 국왕은 수티다 왕비에 앞서 세 차례 결혼과 이혼을 했다. 1977년 외사촌과 결혼했으나 얼마 못 가 헤어졌고, 평민 여성과 재혼 후 1996년 다시 이혼했다. 그로부터 5년 후인 2001년 또 다른 서민 여성과 결혼했지만 2014년 파경을 맞았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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