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베이니의 '폭탄 발언'…"우크라 지원, 대가성 맞다"
장성룡
| 2019-10-18 13:05:13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 보류가 민주당에 대한 수사 압박 차원이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우크라이나 의혹'으로 탄핵 위기에 놓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민주당 관련 수사를 종용하는 과정에서 군사원조 보류를 대가성 지렛대로 이용했음을 트럼프의 비서실장이 공개 인정한 셈이다. 논란이 일자 멀베이니 대행은 황급히 말을 바꿔 번복했다.
우크라이나 의혹은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2020년 민주당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면서 조사에 응할 경우에만 원조를 해주겠다며 3억9100만 달러 규모의 군사 원조를 보류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016년 대선 때 러시아의 '민주당 이메일 해킹' 의혹에 대한 조사도 함께 우크라이나에 요청했는데, 멀베이니 대행이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멀베이니 대행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서버와 관련된 부정을 언급했었느냐고? 물론이다.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그래서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원조를 하려다 보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기자가 "방금 얘기한 것은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보상 대가) 아니냐"라고 재차 확인 질문을 하자 "외교정책에 있어 늘 그렇게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퀴드 프로 쿼'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있어 핵심 쟁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위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컴퓨터를 해킹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을 재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리고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깊이 관여해 민주당 전국위원회 서버가 우크라이나에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이와 관련된 조사를 요청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요청 사실도 거듭 부인해왔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이 기자들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민주당 서버와 관련된 부정을 언급하며 군사 원조를 보류한 사실을 확인해준 셈이 된 것이다. 멀베이니 대행은 우크라이나 의혹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했을 가능성 때문에 주목받아오던 인물이다.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이와 관련, "멀베이니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조사 요구와 군사 원조간 연결고리를 인정했다"며 "멀베이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의 방어 노력을 혼란 속에 빠뜨렸다"고 보도했다.
멀베이니는 자신의 오전 발언이 논란이 되자 오후에 발언을 번복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을 마녀 사냥하기 위해 내 발언을 곡해하려고 작정했다"며 "명확하게 말하자면,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와 2016년 대선에 대한 조사 간에는 어떠한 대가성 거래도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민주당 서버와 관련된 일을 벌이기 전까지 지원금을 보류하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멀베이니의 발언에 대해 "자백을 받아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에 중요한 근거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탄핵 공세를 높이고 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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