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기타'로 세상 뒤흔들다…'브러시 원 스트링' 인터뷰
이민재
lmj@kpinews.kr | 2019-10-14 18:05:14
마이크·앰프도 없지만 특유의 리듬과 소울…댓글 '장인은 도구 탓 안해'
국내 유명 음악 유튜버 '딩기딩'이 커버…국내서도 화제
약 6년 전 '한 줄 기타' 연주로 전 세계를 강타한 뮤지션이 있다. '브러시 원 스트링(Brushy One String)'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그는 지난 2013년 'Chicken in the corn'이라는 자작곡을 유튜브에 올렸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 올라간 이래 3000만 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의 음악은 '날 것' 그대로였다. 원테이크로 촬영된 영상 속에서 그는 낡은 기타 한 대로 서너 개의 음만 연주했다. 마이크도, 앰프도 없었다.
단출한 구성이지만 그는 특유의 리듬과 소울로 듣는 이를 사로잡았다. 영상 후반부엔 그의 친구들로 보이는 이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함께 춤췄다.
댓글 창엔 찬사가 쏟아졌다. 어떤 이는 '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이는 '쓰레기장에서 주운듯한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를 뿐인데 블루스 거장의 콘서트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화제가 된 지 6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은 여전히 그의 음악에 열광했다. 구독자 약 5만 명을 보유한 국내 음악 유튜버 '딩기딩'은 지난 7월 그의 노래 'Chicken in the corn'을 커버해 공개했다. 15일 기준 조회수는 약 10만 회를 기록했고 댓글은 700개 이상 달렸다.
UPI뉴스가 국내 최초로 브러시 원 스트링을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그가 자메이카에 거주 중인 관계로 영상통화를 이용해 진행했다. 아래는 브러시 원 스트링과의 일문일답.
-우선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내 이름은 브러시 원 스트링이다. 본명은 앤드루 앤서니 첸(Andrew Anthony Chin)이며 1970년 자메이카에서 태어났다."
-브러시 원 스트링은 무대에서 쓰는 이름인가?
"그렇다."
-어쩌다 한 줄 기타를 연주하게 됐나?
"14~15살 즈음 누군가 노래를 불러 달라며 날 파티에 초대했다. 그런데 내 친구들은 내가 노래 부르는 걸 원치 않았다. 그래서 마이크를 놓고 울어버렸다. 울면서 '엄마나 아빠처럼 멋진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자메이카에서 유명한 레게 뮤지션이다) 하늘에서 별이 떨어졌고 멋진 가수가 되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면서 침실로 갔다. 이후 내 여자친구가 '기타는 어디에다 뒀냐'고 묻더라. 난 침대로 가서 당시 가지고 있던 부서진 기타를 보여줬다. 그리고 '내 기타는 부서졌어. 한 줄밖에 없는걸'이라고 말했다. 여자친구가 그러더군. '그럼 한 줄 기타를 연주해. 네 꿈이 이뤄질걸?'"
-한 줄 기타만 연주하나? 아니면 다른 악기도 연주하나?
"타악기를 연주하고 베이스기타도 연주한다."
-언젠가 당신이 베이스기타를 연주하는 모습도 볼 수 있겠다.
"아마 언젠간."
-당신이 연주하는 음악의 장르는 뭔가?
"약간의 레게와 약간의 블루스, 그리고 약간의 알앤비(R&B)다. 가끔 랩도 한다. 그리고 그 모든 걸 섞는다. 브러시(Brushy)가 되는 거다."
-'Chicken in the corn'이라는 노래로 유명하다. 무엇에 관한 노래인가? 노래의 내용이나 저변에 깔린 문화에 대해 알고 싶다.
"곡을 쓸 당시 내 나이는 16~17살 정도였다. 그때 난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었다. 자메이카에서는 낮에 닭을 풀어두고 밤이 되면 다시 닭장에 집어넣는다. 어느 날 물을 계속 주는데도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자세히 보니 닭들이 옥수수를 먹고 있지 뭔가. '오! 닭들이 내 옥수수를 먹고 있었군! 내 옥수수는 자라지 않을 거야'라고 말했다. 그때 난 닭들을 쫒아내려다가 엎어졌다. 사람들이 나를 비웃더군. 난 일어나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Chicken in the corn say "the corn can't grow, mamma"(옥수수밭 속 닭들이 말했어, "엄마, 옥수수는 자라지 않아요")'"
-요즘 주로 뭐 하면서 지내나?
"주로 집에 머물며 기타를 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다. 사람들의 영혼, 마음, 몸이 하나가 될 수 있는 하모니에 대해 고민한다. 요리하면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그 노래 덕분에 인생이 바뀌었나? 빅히트였잖나.
"바뀌긴 했는데, 재정적으로는 변화 없다. 아마 '누군가'는 벌었겠지만… 난 모르겠다. 껄껄껄"
-유튜브가 벌지 않았을까?
"그럴 수도. (웃음)"
-정규 음악 교육을 받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정규 교육은 받은 적 없다. 나는 보고, 들으면서 음악을 터득했다."
-언제 음악을 시작했나?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음악을 시작했다. 실제로는 7살 즈음 교회에 다니면서 시작했다."
-앨범을 내거나 투어 콘서트를 할 계획이 있나?
"최근에 영국에서 작업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앨범도 곧 완성될 것이다. 거의 다 완성한 상태다."
-당신의 영상이 화제가 될 거라고 예상했나?
"그렇다. 이 곡(Chicken on the corn)은 아이들에게 주는 장난감과 같은 곡이다. 좋은 장난감 말이다. 이 노래는 세대 차이 없이 전해질 수 없다는 점에서 좋은 노래다. 오랫동안 이 노래가 불릴 것으로 생각한다."
-다른 일을 하나? 아니면 뮤지션이 유일한 직업인가?
"목수로 일하고 농부로도 일했지만 작은 투어콘서트를 한 이후로는 음악에 몰두하고 있다."
-당신의 아버지도 굉장히 유명한 뮤지션이라고 들었다. 아버지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
"아버지 이름은 프레디 맥케이(Freddie McKay)다. 'Big Heel Boot and Bell Foot Pants'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아직도 자메이카의 넘버원 페스티벌 노래다."
-음악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음악은 나의 전부다. 나의 인생이고, 표현 수단이자 활력소다. 신을 찬양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생계이기도 하다. 내가 바로 음악이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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