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명 작가 "韓대법원 강제징용 소송 판결문부터 읽어보라"

장성룡

| 2019-10-11 17:24:43

아쿠타가와(芥川)상 수상 작가인 히라노 게이치로(平野啓一郎·44)가 '혐한(嫌韓)' 감정을 부추기는 일본 언론 매체들을 향해 "우선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문부터 읽어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 히라노 작가는 재일동포 3세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출판하기도 했다. [뉴시스]


히라노 작가는 11일자 아사히 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혐한'을 부추기는 매체들에 대해 "미디어들이 한국 문제에 대해 무책임하게 반감을 부추겨 혐오감과 적의를 방류하고 있다"며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문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 코멘트 하도록 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두 먼저 그 판결문을 읽어봐야 한다"면서 "우선 인간으로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사정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설은 한국인이라든가 일본인, 남자와 여자라는 카테고리를 주인공으로 만들 수 없다. 징용공이라는 카테고리로 보지 말고 한 사람 개인을 주목하면 우리는 여러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히라노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기술을 습득할 것을 기대하고 모집에 응했다가 위험도가 높은 노동 환경에 놓여 임금도 받지 못했다. 도망치고 싶다고 말하면 맞기도 했다. 비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옹의 인터뷰를 읽었다면서 "현재 일본의 기능실습생의 문제와 생생하게 겹친다. 노동자는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가치관이 있다면 판결문을 읽고 쇼크를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 1993년부터 인력 부족 해결을 위해 개발도상국 출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기능실습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기술 연수를 거치면 최대 5년 간 일본 체류를 허용하는 제도다.

그러나 지난 3월 한 건설회사가 기능 실습으로 속이고 방사능 오염 제거에 베트남인을 동원해 파문이 이는 등 외국인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가혹한 처우가 논란이 돼왔다.

1975년생인 히라노 작가는 1999년 소설 '일식'으로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으며, '결괴' '마티네의 끝에서' 등 그의 소설 20여 편은 한국에도 출판됐다.

지난해에는 '자이니치'(在日·재일동포) 3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 '어떤 남자'를 출판하기도 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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