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유력 이란 최고지도자 라이시 사망에 중동정세 요동
송창섭
realsong@kpinews.kr | 2024-05-20 20:53:50
라이시, 하메네이 이은 권력서열 2위…차기 지도자로 거론
반미 등 강경 보수 노선에 불만 품은 사회 분위기 커져
'대(對) 이스라엘‧서방' 정책에 있어 매파로 분류되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숨졌다.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20일(현지 시각) 오전 모하마드 모크베르 수석부통령(68)이 주재한 긴급 내각회의 후 라이시 대통령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이은 권력서열 2위인 라이시 대통령 사망으로 중동 정세에 불안감이 감지되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차기 최고지도자로 거론돼 왔다. 중동지역 정가에선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가 85세 고령인 만큼 수년 내 사망할 경우 라이시 대통령을 유력한 후계자로 봤다.
성직자, 검사 출신인 라이시 대통령은 2021년 8월 이란의 제8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혁명 주체인 하메네이 밑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1970년 팔레비 왕정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헌법에 따라 이란은 앞으로 50일 이내 보궐선거를 통해 직선제로 차기 대통령을 뽑는다. 현지 매체들은 7월 대선을 점치고 있다.
이날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수석부통령이 대통령의 직무와 권한을 대행한다"며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은 4년의 임기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란에선 히잡 시위의 유혈진압과 경제난으로 반 서방 노선을 걷고 있는 보수 성향의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꽤 많다.
국제사회에서 라이시 대통령을 추모하는 메시지는 이어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각각 이란에 조전을 보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어렵고 슬픈 시기에 이웃 이란의 편에 서겠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인도와 이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라이시 대통령의 헌신을 언제나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EU는 라이시 대통령과 아미르 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다른 일행의 죽음에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슬람권 내 무장세력들도 잇따라 조의를 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이날 "(라이시 대통령이) 그간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을 지지해준 데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조의를 표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오후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뒤 타브리즈의 정유공장 현장으로 향하던 중 변을 당했다. 이 사고로 동승했던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타브리즈 지역 금요대예배 이맘(예배인도자) 아야톨라 모하마드 알리 알레하솀, 말리크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조종사, 경호원 등도 모두 숨졌다.
라이시 대통령 사망으로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론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가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최고지도자 자리마저 세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KPI뉴스 /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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