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줌인] 중국, 죽기살기로 '축구 굴기'
김병윤
| 2019-02-18 14:19:55
천문학적 자금력, 세계 명장·선수 쓸어담는 '블랙홀'
시진핑 "월드컵 우승해야 진정한 스포츠 강국" 독려
중국 정부가 축구 굴기를 외치며 사생결단으로 나서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말한다. 월드컵에서 우승해야 진정한 스포츠 강국이라고. 중국은 올림픽의 다양한 종목에서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미국을 오래 전에 정상에서 끌어내렸다. 국제 스포츠계 상당수의 종목에서도 독주가 시작됐다. 14억 인구에서 수많은 스타급 선수가 나오고 있다. 상상 못할 정도로 선수층도 두껍다. 기량도 뛰어나다. 국가의 지원도 풍부하다.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 형상이다.
이런 중국이 풀지 못한 숙제가 바로 축구다. 이런 난제를 풀기 위해 중국 정부가 나섰다. 프로축구 발전에도 천문학적 돈을 쏟아붓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도 끌어모으고 있다. 리피·스콜라리 등 세계적 명장들도 불러들였다. 최근에는 히딩크 감독마저도 올림픽대표팀 감독으로 영입했다. 그야말로 블랙홀이다. 경기장은 관중으로 가득 찬다. 그야말로 축구 발전에 발버둥을 치는 모양새다. 중국의 1차 목표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진출이다.
중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딱 한 번 진출한 것이 전부다. 결과는 참담했다. 예선에서 코스타리카에 0-2, 브라질에 0-4, 터키에 0-3으로 졌다. 3경기에 9골을 내주고 1골도 얻지 못했다. 당시 중국 축구는 세계의 높은 벽을 맛보고 씁쓸히 돌아섰다. 중국은 이후로 월드컵대회에 초대받지 못했다. 중국인은 중화사상에 먹칠을 당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카타르월드컵 진출은 중국 정부의 지상 과제가 됐다. 이미 축구협회의 차원을 벗어났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상비군 제도를 직접 운영한다. 이미 2차례의 상비군 훈련을 통해 80여명의 선수도 배출했다.
이런 야심 찬 정책의 핵심에는 한국 지도자 영입에 있다. 이미 한국인 지도자 4명이 상비군 코치진에 합류했다.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인 이운재, 최진철 코치와 최진한 코치, 신상규 피지컬 코치가 그 중심에 있다. 설 연휴를 맞아 잠시 귀국한 이운재 코치를 만나 중국 축구 상비군 팀의 실체와 운영 전망을 들어봤다.
-상비군의 실체가 궁금하다
"한마디로 카타르월드컵을 대비한 상비군 성격이라고 보면 된다. 나이는 20~25살 정도의 선수들로 구성됐다. 1·2차 선발을 통해 80여명의 선수가 거쳐 나갔다. 선발된 선수는 무조건 6주간의 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 훈련 기간 동안 탈락한 선수는 즉시 짐을 싸야 한다. 훈련 목적은 정신력 강화다. 상비군에 들어오면 자신의 소속 팀 훈련에는 참여하지 못한다. 우리가 맡은 팀에서 모든 훈련을 한다. 1기에 선발한 선수들은 스페인 전지훈련을 끝낸 뒤 얼마 전에 돌아왔다. 2기 선수들은 얼마 전 훈련을 끝낸 뒤 소속 팀으로 복귀했다. 앞으로 3차 선발도 있을 것이다. 3차 선발에는 리피 감독이 지도했던 선수들이 올 수도 있다. 최정예 선수를 포함한다는 뜻이다. 3차 선발은 단지 예상일 뿐이다. 우리 코치진은 중국 측의 지침에 따라 훈련만 시킨다."
-훈련은 어떻게 하는가
"군사훈련을 마치고 소집한다. 기본 체력 위주의 훈련을 한다. 간간이 기술 훈련을 하는 것 외에는 할 게 없다. 정신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에 신경을 쏟는다. 중국 측에서도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정신력 강화인 것 같다. 중국 선수는 한국 선수 보다 정신력이나 승부욕에서 뒤쳐진다."
-히딩크 감독이 상비군을 맡을 수 있나
"그 내용은 잘 모르겠다. 얼마 전까지 우리 팀 감독은 중국 사람이었다. 얼마 전 사퇴하고 프로팀 감독으로 갔다. 현재는 공석이다. 현지에서는 외국 감독을 선임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히딩크 감독도 외국 사람이니까 대상이 될 수 있다(웃음). 솔직히 우리 입장에서는 히딩크 감독이 오면 좋다. 문제는 히딩크 감독이 중국 올림픽대표팀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히딩크 감독의 최우선 과제는 중국팀의 올림픽 예선 통과다. 예선을 통과하면 후속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 감독의 선임은 모두 정부의 뜻이다. 우리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중국 정부의 지원은 어떤가
"지원에 대해 말하기 전에 한마디만 하겠다. 정말 부럽다. 그래서 의문이 든다. 이렇게 지원을 해주는데 왜 성적을 못 내는지. 훈련과 생활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쿤밍 축구전용 훈련장에서 훈련한다. 한국의 파주 트레이닝 센터와 비슷한 성격이다. 우리가 지도하는 상비군은 전용구장 5개를 배정받는다. 잔디 상태도 최고 수준이다. 숙소는 전용 호텔로 센터 안에 있다. 일반인은 접근조차 못 한다. 선수와 코치진 등 70여 명이 호텔을 통째로 사용한다. 식사 때는 한국 코치진을 위해 김치도 빠짐없이 제공한다."
-중국 측에서 특별히 요구하는 점은
"재차 말하지만 선수들에게 강인한 정신력을 넣어달라고 주문한다. 체력적ㆍ육체적 강화를 요구한다. 중국 선수와 한국 선수는 다르다. 문화 차이가 크다. 중국 선수는 말을 잘 안 듣는다. 힘든 것도 참지 못한다. 그래서 어렵다. 이곳에 있으면 한국 선수의 훌륭한 자질을 새삼 실감한다."
-카타르월드컵 진출 가능성은
"생각을 전환하면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젊은 선수는 신체조건이 매우 좋다. 기술 습득만 잘하면 크게 성장할 재목이 많다. 문제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축구는 단체종목이다. 어느 운동보다도 협동심이 필요하고 선수들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축구는 희생과 협동, 배려가 녹아 있다. 그래서 세계인이 축구에 열광한다. 중국 선수에게는 이런 정신이 부족하다. 중국 선수는 살아남기 위한 간절함이 부족하다. 이른바 헝그리 정신이 없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며 중국 축구의 발전 가능성은 크다. 소집된 선수들도 재능이 있다. 특히 골키퍼 쪽 선수 가운데 기량 좋은 선수가 많다. 신체조건도 정말 좋다. 필드 쪽에서도 우수한 선수가 많다고 들었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물”이라 하지 않던가. 이게 중국 축구의 현실이다. 다행이라면 ‘스포츠는 투자한만큼 결과를 낸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의 축구에 대한 투자는 상상을 불허한다. 부러운 현실이다."
카타르월드컵이 얼마 안 남았다. 현재 경기력으로 월드컵 진출을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중국 축구는 현재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누가 아시안컵에서 카타르가 우승한다고 예상했겠는가. 카타르 우승의 원동력은 막대한 투자에서 나온 결과다. 중국의 천문학적인 투자가 향후 월드컵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나조차 궁금하다.
KPI뉴스 / 김병윤 기자 bykim716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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