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 정권 '예비교사 블랙리스트' 피해자 구제 결정
정현환
dondevoy@kpinews.kr | 2023-12-08 20:23:03
임용 제외 교원 사건 발생 34년 만에 피해 회복 조치
노태우 정부 시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가입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임용에서 제외된 피해자들에게 호봉과 경력, 연금 등을 구제할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교육부는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시국사건 관련 임용제외 교원의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에 관한 특별법안' 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지난 6월 7일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결정에 따라 확인된 피해 교원을 대상으로 침해당한 권익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노태우 정부는 1989년 전교조 출범 이후 합류 가능성이 있는 예비 교사를 임용에서 배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현 국정원) 주도 아래 교육부 전신인 문교부와 각 시도교육위원회(현 시도교육청)가 이를 추진했다.
당시 시·도 경찰국은 신원조회를 바탕으로 '신원특이자'를 작성해 교육 당국에 넘겼고 교육 당국은 임용후보자 명부에 있는 관련자를 임용하지 않았다.
전두환 정권 시기인 1986년에도 문교부는 재학 중 시위 전력이 있는 국·공립 사범대 33개교 224명을 일명 '블랙리스트'로 관리하고 임용을 제외했다.
피해자들은 민주화 이후인 1999년 '시국사건 관련 교원 임용 제외자 채용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2013년 폐지)되면서 대부분 특별채용 형태로 교단에 섰다.
그러나 당시 피해자 정규옥 씨 등 185명은 임용 이후 임금과 호봉, 연금 경력 등의 불이익을 해소하지 못했다며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한 바 있다.
진실화해위는 당시 국가가 위법, 부당하게 인사권을 남용한 결과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해 국가의 사과와 실질적 조치를 권고했다.
이번 특별법은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첫 발의한 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조정된 여야 합의안으로 여야 의원 11명이 공동 발의했다.
이번 특별법은 진실화해위 결정에 따라 피해가 확인된 186명이 구제 대상이지만 교사로 일하다가 퇴직한 피해자 30여 명은 제외됐다.
교육부는 특별법 시행을 위해 향후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 피해 회복 신청 절차와 피해 금액 산정 기준 등 구체적인 사항을 정할 계획이다.
피해자들을 대표하는 '시국사건 관련 임용제외 교원 원상회복 추진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임용 제외 교원 사건이 발생한 지 34년 만에 이뤄진 피해 회복 조치"라며 "국회와 정부의 도움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KPI뉴스 / 정현환 기자 dondev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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