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인과 연 "형만 한 아우 있다"
홍종선
| 2018-07-24 19:49:43
셋째, 강림(하정우 분), 혜원맥(주지훈 분), 덕춘(김향기 분)이 1편에서 보았던 캐릭터일까 싶게 전혀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만일 새로이 보이는 모습, 특히나 그들의 과거사와 인연을 알게 하는 1000년 전 캐릭터를 배우들이 제대로 소화하지 못 했다면 매력이 아니라 단점으로 작용할 테지만 세 주연배우는 그 몫을 정확히 해내며 영화를 풍성하게 한다. 우선 김향기는 월직차사로서의 반듯함에 더해 사랑스러움과 귀여움, 따뜻한 인간미를 발산한다. 주지훈의 활약이 대단한데 고려시대 최고 장수라 할 만한 파워 넘치는 검술, 하얀 털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채 쏘아대는 피 냄새 가득한 눈빛으로 강력한 남성미를 과시한다. 가히 관객이 1편에서 김동욱을 재발견했다면 2편에서는 단연 주지훈에 주목할 듯하다.
넷째, 2편을 봐야 1편에서 그려진 강림의 변호 태도나 지상에서의 활동 모습에 고개가 끄덕여진다는 점에서, 역시나 ‘신과 함께-인과 연’이 '죄와 벌'의 시작점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하정우는 영화 안과 밖에서 ‘신과 함께’를 빛냈다. 촬영장에 함께 출근하고도 다른 배우들에게 촬영 순서를 양보하고 마지막에 찍었던 것, 김동욱과 주지훈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독려하고 자신은 작품 전체를 바라보며 촬영에 임했던 영화 밖 모습은 모든 과거를 기억하기에 1000년 동안 묵묵히 인과 연의 대가를 치르는 영화 속 강림의 모습과 닮아 있다. 2편까지 보고난다면 어쩌면 관객은 하늘을 떠받치는 형벌을 받는 그리스신화 속 아틀라스의 고뇌를 강림에게서 읽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24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저는 작품을 선택하고 해나갈 때 제가 돋보이는 것보다 이 작품이 사랑 받았으면, 이 영화가 좋은 작품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임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배우를) 떠받들고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은 작업의 순간순간에 생각하긴 하지만 그렇게 (아틀라스처럼) 거창한 생각은 없다. 지금도 좋은 배우가 되는 과정을 가고 있을 뿐이며 주연으로든, 조연으로든 주어진 역할을 잘 소화하려 노력할 뿐이다. 강림도 이 안에서 어쩌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일 수 있다”고 답했다.
다섯째, 어쩌면 강림과 더불어 가장 큰 비밀을 쥔 캐릭터가 염라대왕인데, 그 인과 연의 시작점이 2편에서 드러난다. 스포일러라 그 외의 부분을 얘기할 수밖에 없겠다. 우선, 또 다른 염라대왕을 상상하기 힘들 만큼 자기 것으로 소화해 낸 비주얼이나 기차화통을 삶아먹은 것 같은 발성만으로도 당장 ‘반지의 제왕’에 투입해도 어색함이 없을 만큼 신화적 이미지를 완벽하게 구축했다. 덕분에 염라를 보고 듣는 재미가 생겼다. 염라 이정재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신과 함께’ 전체에 동양적 SF판타지의 아우라를 부여한다, 또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고 맺어지는 배경이 지옥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엔드 크레딧에 ‘특별출연’으로 오르지만, 그만큼 많지 않은 등장에도 실질적 주연 역할을 해낸 것은 연기경력 만 25년의 이정재이기에 가능했다.
이정재는 “훨씬 많이 고생하신 배우들에게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열심히 했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베테랑 배우의 연기 내공은 촬영 회차가 중요하지 않음을 각인시킨다.
여섯째, 다시 감독 얘기로 돌아갈 수밖에 없겠다. 김용화 감독이 웹툰 ‘신과 함께’를 영화화할 수밖에 없던 이유, 웹툰이 완간되기 전에는 고사했다가 결국 연출을 결심했던 이유가 2편에서 드러난다. 다시 말해 ‘인과 연’ 편이 ‘신과 함께’ 1,2편 전체 이야기의 출발점이자 김용화 감독 자신의 작업 시작점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김용화 감독은 “웹툰을 봤을 때 용서와 구원이라는 두 단어에서 빠져나오지 못 했다. (고사 후) 다시 연출 제안이 왔을 때는 덕춘과 혜원맥에 감동 받았다. 젊은 나이의 주호민 작가가 어떻게 이런 서사와 인물 만들었는지 놀라웠다”면서 “용서와 구원을 화두로 놓고 강림을 넣어 이야기를 거꾸로 진행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라는 생각 속에 영화 구상을 시작했다. 감정적 부분에서는 스트레이트(직설)로, 좀 거칠더라도 이 세 차사에 집중해 풀어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1편에서 2편으로의 진행이 끝에서 시작해 처음으로 달려가는 이야기를 구조가 되도록 만든 배경이었다.
김 감독은 끝으로 “이제 ‘신과 함께’와 진정한 이별을 할 때가 온 것 같은데, 사후편집을 하면서 현장에서는 긴장해서 못 느꼈던 배우들의 호연에 웃기도 하고 눈물 흘리기도 했다. 2년 넘게 덱스터 식구들과 잠 못 자고 열심히 임한 것은 우리에게 감동의 순간을 주신 1400만 관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함이었다. 그 모든 분들께 ‘신과 함께’가 좋은 영화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관객의 큰 사랑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신과 함께’는 오는 8월 1일 관객을 맞는다. 스토리 면에서도 ‘죄와 벌’보다 먼저 난 ‘형’격이지만 극의 전개와 볼거리, 배우들의 호연에서도 그 진일보를 맛볼 수 있다.
KPI뉴스 / 홍종선 기자 dunasta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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