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저작물 표기 의무화"…원론은 '동의' 각론은 '논쟁 중'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4-01-30 20:05:12
"창작자 권리 보호 위해 법·제도 마련 시급"
"문제는 각론…논의 필요하고 접근도 신중해야"
해외선 관련 법안 속속 제정…韓은 국회서 계류 중
창작자 권리 보호를 위해 'AI 저작물 표기 의무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AI(인공지능)가 만들었다는 내용을 표시해 사람이 만든 저작물과 구분한다는 내용인데 저작권료 남발 등 소비자 피해 예방 차원에서 법과 제도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30일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위원장)과 김윤덕·유정주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메이드 바이(Made by) AI 표기 의무화를 위한 국회 공청회'에서는 창작권 보호를 위해 생성형 AI 표기 의무화 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딥페이크와 가짜뉴스, 생성형 AI가 만든 콘텐츠들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예방적 입법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공청회에는 이대희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비롯, 권혁주 한국웹툰작가협회 협회장과 최민재 한국언론진흥재단 수석연구위원, 김경화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산업정책과장, 강승희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 황선철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 사업2국장이 참석했다.
"창작자 권리 보호 위해 법·제도 마련 시급"
이날 공청회에서는 AI가 만든 저작물과 학습에 활용한 데이터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웹툰작가협회 권혁주 협회장은 "같은 그림을 반복적으로 그려야 하는 웹툰 작가들은 AI 등장 이후 창작의 기대와 공포심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의 출처까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상업적 목적으로 개발되는 AI에 작품을 학습시킬 경우 사용 범위와 목적, 기간을 명시한 계약을 체결하고 데이터의 무단 사용이나 불법 유통을 감시·대응할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언론재단 최민재 수석연구위원은 "생성형 AI 플랫폼들이 학습용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아 콘텐츠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위협까지 제기된다"며 "표기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처벌할 근거 조항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AI 콘텐츠에 대한 방향성과 법적 가이드라인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음저협 황선철 국장은 "AI 회사에 우호적인 법·정책이 창작자와 저작권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AI 생성물 표시 의무화 법은 사회 모든 구성원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했다. 그는 "AI 생성물이 일반 저작물과 혼재돼 유통되면 불필요한 저작권사용료 부과와 사후 재정산 문제까지 발생한다"며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각론…논의 필요하고 접근 신중해야"
문제는 각론이었다. AI 저작물 표기 주체와 방법, 정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가 필요하고 접근 역시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고려대 이대희 교수는 "모든 AI 저작물을 대상으로 하는 건 한계가 많고 방법론도 협의가 필요하다"며 "AI 저작물 표기는 법학과 철학, 윤리까지 포괄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AI 생성물 표기 범위를 적절하게 정해야 하고 텍스트와 이미지, 동영상 등 매체에 따라 표기 방법이 달라야 할 것"이고 "기술적으로 조작, 변경, 삭제되지 않도록 기술적 표준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강남 강승희 변호사는 "지나친 규제는 인공지능 산업분야에서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AI를 활용한 건전한 콘텐츠 사업은 발전시키고 발생될 위험은 최소화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 변호사는 "AI 제작 콘텐츠라는 개념이 실무에서는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작곡자가 4분짜리 곡을 작곡하며 약 10초 분량만 AI 저작물을 활용했는데 이마저 AI 저작물로 판단하면 콘텐츠 산업 위축과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AI 표시의무 부과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서 잠자는 법안들…외국은 의무화 법안 '속속'
미국은 지난해 AI 표기를 의무화한 법안(AI Labeling Act of 2023)과 생성형 AI 생성물임을 밝히는 법안(AI Disclosure Act of 2023)을 제정하고 10월에는 백악관이 AI 생성 콘텐츠를 감지하고 이를 인증하는 표준에 대해 행정명령도 내렸다.
프랑스에서는 지적재산권법 제121-2조에 'AI 생성 저작물' 및 원저작자 성명 표시를 명시한 상황. EU는 지난해 12월 AI 시스템의 투명성 의무(Transparency obligations for certain AI systems)에 대한 잠정안을 합의했다.
우리나라는 관련법안이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입법 발의된 '콘텐츠산업진흥법 개정안' 제26조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제43조의2는 인공지능 저작물 표기 의무화를 규정한다.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제 76조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내용까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김경화 과장은 "지난해 인간의 개입 없는 창작물은 저작물로 등록할 수 없다는 내용을 포함해 생성형 AI 안내서를 발간했다"며 "올해도 작업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올해도 저작권법 관련 워킹그룹을 운영하며 AI 산출물 표시 의무화를 위한 세부안과 AI 학습에 활용되는 저작물 보상 등을 심도있게 논의한다"며 "3차원(3D) 영상물의 워터마크 표시 등 관련 기술 개발 지원도 함께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