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당합병' 2심도 징역5년 구형…내년 2월3일 선고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4-11-25 21:55:47

검찰, 1심처럼 징역 5년·벌금 5억 원 구형
"총수 승계 위해 자본시장 근간 훼손"
李 "주주 피해 의도 없어…위기 극복할 것"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5년, 벌금 5억원이 구형됐다. 항소심 선고는 내년 2월 3일이다. 1심 최종 결론(선고)은 무죄였다.

 

검찰은 25일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이 회장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삼성을 만들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하겠다"며 항소심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이 회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두 회사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개인적 이익을 위해 주주에게 피해를 입히려는 것은 결단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제기된 '삼성 위기설'을 거론하며 "저희가 마주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녹록치 않지만 반드시 극복하고 한발 더 나아갈 것"이라며 "제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부당합병'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자본시장 근간 훼손" vs "합법적 합병"

 

검찰은 '그룹 총수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의 근간을 훼손했다'며 이 회장에게 1심과 같이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전략팀장에 대해선 각각 징역 4년6개월에 벌금 5억원,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재용의 사익을 위해 권한 남용, 정보 비대칭 상황을 악용해 사회 제도를 무력화"했고 "(두 회사간) 합병에 찬성하는 것이 국익을 위하는 것으로 주주를 기망했다"며 이 회장측의 유죄를 거듭 강조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훼손한 것은 우리 경제의 정의와 자본시장의 근간을 이루는 헌법적 가치"라며 "그룹 총수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의 근간을 훼손했다"고 구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판결이 앞으로 재벌기업 구조 개편과 회계처리 방향에 기준점이 될 것"이라며 재판부에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 실체를 살펴 원심을 파기하고 전부 유죄를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명확히 실체가 존재"하고 "면죄부가 주어진다면 지배주주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위법과 편법을 동원해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이 투명하고 공정한 방향으로 한 단계 도약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회장 측 변호인들은 1심 재판부가 "3년 넘게 80명에 대한 증인신문과 증거 심리를 거쳐 무죄를 선고했다"는 점을 재차 언급하며 검찰측에 맞섰다.

 

변호인들은 "합병의 전제조건, 추진 시 문제점, 장애사유 등을 실질적으로 검토"했고 "합병 후 시장 평가도 긍정적이었다"며 "경영상 필요에 따른 합법적 합병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 측은 속전속결 합병 추진에 대해 "보안 이슈가 있어 신속한 검토가 불가피"했고 다음과 카카오 합병처럼 1개월 내 합병 검토가 "이례적으로 짧다고 볼 수는 없다"고도 했다.

 

항소심도 1심처럼 무죄 날까?

 

이 회장은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 등으로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삼성 측이 당시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이 회장이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도록 합병비율을 유리하게 만들었다고 봤다.

검찰은 합병 과정에서 거짓 정보 유포와 중요 증거 은폐, 주요 주주 매수, 불법 로비, 자사주 집중매입 등 회사 차원의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삼성물산에 불리했다는 평가를 없애고자 제일모직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 기준까지 바꿔가며 회사 가치를 4조5000억 원가량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이 고평가되고 합병비율이 삼성물산에 현저히 불리하게 산정됐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합병의 주된 목적에 합리적인 사업상 목적이 존재했고 삼성물산과 주주에게도 이익이 된 측면이 있다"면서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와 삼성그룹 승계에만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 회장의 1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분식회계 혐의 역시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분식회계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2심 선고공판은 내년 2월 3일 오후 2시. 항소심 재판부는 법관 인사이동 전 선고를 목표로 공판 횟수를 5차례로 압축했고 지난 7월부터 4개월간 신건 배당 없이 이 회장 사건을 집중 심리해 왔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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