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의 복잡한 방정식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12-09 18:35:22

MBK측, 지분 확보 쉽지 않을 듯
공개매수 정보 사전유출은 함정일 수도
공개매수가 상향조정해 판세 뒤집을 수 있을까?

한국앤컴퍼니의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무수한 뒷말을 만들고 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가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과 손잡고 공개매수를 선언했지만 과연 성사 가능하겠느냐는 것, 그리고 애초 공개매수의 진정성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5일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이달 24일까지 주당 2만 원에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최소 1931만5214주(20.35%), 최대 2593만4385주(27.32%)를 공개 매수해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 씨의 지분과 합쳐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조현범 회장, 많은 지분과 우군 확보로 방어 어렵지 않을 듯

 

그런데 이게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방어하는 입장인 조현범 회장의 지분이 42.03%에 달해 불과 8%의 지분만 추가 확보하면 공격을 차단할 수 있다. 이를 어렵지 않게 보는 이유는 조현범 회장의 우호 세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우호 세력은 hy(옛 한국야쿠르트) 윤호중 회장이다. 윤 회장은 조 회장과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40년 친구이고 이미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0.9%정도 보유하고 있다. 또 MBK가 공개매수 의사를 밝힌 지난 5일에도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50억 원어치 정도를 추가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양래 명예회장도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20년 자신이 가진 지분 모두를 조현범 회장에게 넘겼기 때문에 현재는 보유 주식이 없다. 대신 3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만약 MBK파트너스가 이겨서 경영권이 사모펀드로 넘어갈 위험에 처한다면 직접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현범 회장은 대항 공개매수를 부정했지만 조 명예회장 입장에서는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왼쪽)과 차남 조현범 회장. [UPI뉴스 자료사진]

 

MBK, 계약일로부터 3거래일 이후 공시해 정보 유출 가능성 방치

 

이와 더불어 공격하는 MBK파트너스나 조현식 고문 측이 과연 공개매수에 진심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처음부터 공개매수 비밀 유지에 소홀했다는 점이 의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현식 고문 측과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관련 계약을 맺은 것은 지난달 30일(목요일)이었다. 그런데 공시는 지난 5일 아침 7시40분이었다. 3 거래일을 그냥 흘려보낸 것이다. 그동안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11월 30일에 3.03% 올랐고 12월 1일(금요일)에는 5.54%, 12월 4일(월요일)엔 9.08% 급등했다.

 

MBK파트너스는 M&A에 관한 한 도가 텄다는 사모펀드다. 공개매수 결정이 알려지면 당연히 주가가 오르고 그렇게 되면 공개매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을 리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미리 정보를 알아챈 세력들이 선행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주가는 5일에 이미 공개매수 가격인 2만 원을 넘어선 것이다.

 

막판 공개 매수가 상향 조정해 판세 뒤집을 가능성은?

 

이런 점을 두고 애초 공개매수의 성사 여부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1위의 사모펀드가 자신의 이력에 오점이 될 '실패의 기록'은 남기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렇다면 MBK파트너스는 이번 공개매수를 성공시킬 카드를 가지고 있을까? 정확한 해답은 없어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공개매수 사실을 뒤늦게 공개해 정보가 유출된 것이 함정일 수 있다는 소설 같은 얘기도 나온다. 또 주가가 2만 원 위에서 유지돼 조현범 회장 측이 방심하는 틈을 이용해, 24일 막판에 공개매수 가격을 확 올려서 일거에 물량을 거둬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 다툼은 끝날 때까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역시 싸움 구경과 불구경은 당사자가 아니면 흥미롭다는 속언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일 것 같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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