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의 직썰] 자멸의 길 선택한 가짜보수 국민의힘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 2024-12-07 21:32:57

KTX 좌석에 구둣발 올려놓을 때 알아봤어야 했다. 그 어떤 공직도 맡아선 안될 사람이라는 것을. 웬만한 조폭도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그런 자가 검찰총장을 거쳐 최고의 공직,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다. 국정이 제대로 될 리 있겠나. 그랬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다.

 

지난 2년반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상상을 초월했다. 무능, 오만, 불통으로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 대한민국의 공적 자산을 모조리 탕진해버렸다. 자유, 정의, 민주, 공정, 상식의 가치를 허물고 국가운영 시스템을 망가뜨리더니 역사마저 뒤집어버렸다.

 

공적 가치를 깨부수는데는 윤석열 검찰이 맨앞에 섰다. 윤석열 김건희 부부의 비리엔 눈 감고 제1야당 대표 이재명 김혜경 부부는 3년째 탈탈 털고 있다. 이런 검찰을 뒤따라 국정을 감시해야 할 감사원은 대통령 부부를 감싸고, 반부패총괄기관 권익위는 '여사님 비리'를 세탁해줬으며 언론자유를 수호해야 할 방통위는 '윤석열 방송'을 만들려 언론을 탄압했다.

 

이 뿐인가. 입으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부자 감세, 재정 억제로 민생을 옥죄고, 최우선으로 보호해야할 국민의 인권,생명에 대해선 무심함을 넘어 박절했다. 진상규명을 원할 뿐인 이태원 참사 유족들을 모욕하고, 채 해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해 정의와 진실을 비틀었다. 엉터리 국정은 차고 넘쳐 일일이 열거하기도 숨가쁘다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자는 바로 윤석열 자신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는 이 모든 엉터리 국정의 정점이자 종착점이었다. KTX 좌석에 구둣발 올리듯 제멋대로 엉터리 국정을 펼치다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는 궁지에 몰리자 국회까지 멈춰세우려는 내란죄를 감행한 것이다. "이번 기회에 잡아들여. 싹다 정리해"라는 윤 대통령의 당일 범행 지시(홍장원 국정원 1차장 증언)까지 드러난 터다.

 

이 어처구니없고 위험천만한 '친위 쿠데타'(self-coup)는 다행히 야당과 여당 일부(한동훈계)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로 실패로 끝났다.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또 자신과 부인의 비리를 덮기 위해 국헌을 문란시키려 한, 듣도보도 못한 황당한 범죄가 세 시간도 안돼 실패로 막내린 것이다.

 

책임 추궁은 즉각적이어야 했다. 내란죄를 저지른 대통령이 어떻게 더 이상 대통령 자리에 있을 수 있나. 헌법을 수호해야할 대통령이 헌법을 짓밟은 역사적 사건이다. 그 시간 이후 더 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음은 초등학생도 수긍할 상식이다. 즉각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고 체포돼 수사받는 수순이 정상이다.

 

그런데 나흘이 지나도록 침묵 속에 자리를 지키다 7일 오전 "절박감에서 비롯됐다"는 변명성 사과와 함께 "저의 임기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고,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나가겠다"는, 비상계엄만큼이나 어처구니없는 해법을 제시했다. 자리에서 물러나 수사받아야 할 내란수괴와 내란 공범들이 국정 운영을 계속하겠다? 여전히 국민을 개, 돼지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이런 해법을 버젓이 제시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수순은 탄핵 뿐이었다. 그러나 일곱시간 뒤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서 국민의힘은 거의 전원 퇴장함으로써 탄핵안을 사실상 부결시켰다.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만이 표결에 참여했다. 김건희 특검법안(이 것도 결국 부결)만 표결한 뒤 퇴장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뒷모습은 초라하고 비겁해 보였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역사의 평가, 국민의 평가, 세계의 평가가 두렵지 않으냐"며 표결 참여를 호소했지만 허사였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보수인 척 할수도 없는 정당이 되었다. 헌법을 짓밟은 대통령을 지켜준 위헌정당, 내란공범 정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보수는커녕 자유민주주의 정당으로서 정체성, 존재 이유마저 스스로 걷어찬 꼴이다. 

 

이제 어쩔 것인가. 무자격 대통령, 중대범죄 피의자 대통령의 연명으로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사회적 혼란이 소용돌이칠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이미 윤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버린듯한 구체적 메시지를 계속 발신중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대체 정치는 왜 하는가. 더 이상 '국민'과 '나라'는 들먹이지 말기 바란다.

 

▲ 류순열 편집인

 

 KPI뉴스 / 류순열 편집인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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