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LG·글로벌 빅테크까지…AI칩 개발 경쟁 가열, 왜?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4-02-21 18:42:46

AI 기술 주요 경쟁력으로 부상하며 AGI 경쟁 가열
특화된 기능 담고 엔비디아 종속성 탈피 목적
엔비디아 독주 속 경쟁 심화 어려운 셈법도 내재

AI(인공지능) 상품과 서비스들이 기업 핵심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AI 연산과 제어 기능을 담은 반도체(AGI)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삼성과 SK,LG는 물론 글로벌 빅테크들까지 모두 나서 AI칩 경쟁에 가세했다.


AI칩 최강자인 엔비디아 종속성을 낮추고 자사 제품에 특화된 독창적 기능을 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연산과 제어 기능을 담은 반도체(AGI)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픽사베이]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LG, SK 등 주요 대기업들이 AI칩 개발에 뛰어들었다. AI용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AI 성능에 특화된 비메모리 칩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한 점이 특징. 현대자동차그룹은 엔비디아와 기술협력 관계에 있다.

 

삼성·SK·LG, 글로벌 빅테크까지 AI 칩 개발 합류

 

삼성전자는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범용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컴퓨팅랩'을 신설하고 전문가 영입을 진행 중이다. 

 

조직 리더는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 개발자 출신인 우동혁 박사다. AGI컴퓨팅랩은 인력 채용 공고를 내고 '마이크로아키텍' 수석 개발자 등 핵심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에 집중해 왔던 삼성전자가 AGI 칩 개발도 진행하며 AI 시장을 정조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LG는 1999년 정부의 '빅딜' 조치로 반도체 사업은 현대(SK하이닉스 전신)에 매각했지만 반도체 설계 조직은 지속적으로 유지해왔다. LG전자는 여러 사업을 정리하는 상황에서도 TV, 가전제품용 칩 개발은 이어왔다. 

 

LG전자는 AI가 주요 화두가 되면서 최근에는 AI칩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엔지니어 채용과 고급 AI 개발 인재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조주완 최고경영자(CEO)가 '공감지능(AI)'과 '고객경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하는 것을 포함, LG전자는 사실상 모든 신제품에 AI 기능을 채용 중이다.

 

SK는 그룹의 AI 컨트롤타워인 SK텔레콤을 중심으로 AI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AI 기업 도약을 목표로 AI 반도체 전문 자회사인 사피온을 통해 AI칩 개발을 진행해 왔다.

사피온은 지난해 11월 전작 대비 4배 이상의 연산 성능과 2배 이상의 전력효율을 갖춘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을 출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사피온은 글로벌 서버 제조사인 슈퍼마이크로(Supermicro)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샘 올트먼·손정의도 뛰어든 AI 반도체 시장


글로벌 빅테크 중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알파벳(구글), 아마존, 메타 등이 지금까지 해오던 상품과 서비스에 이어 AI칩 사업에 뛰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메타는 AI칩을, 애플과 알파벳은 휴대폰의 두뇌인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와 AI칩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전기차 강자인 테슬라는 AI기능을 강화한 자율주행칩 개발에 공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챗GPT의 아버지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AI반도체 시장 진출을 선언해 화제가 됐다.

소프트뱅크는 '이자나기(Izanagi)'라는 이름의 AI반도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총 1000억 달러(약 133조 원)의 자금도 모집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이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인 'Arm'(암)을 보유한 만큼 손 회장의 AI반도체 시장 진출은 파급력이 클 것이란 관측도 많다.

샘 올트먼 CEO는 AI 반도체 직접 제조를 위해 최대 7조 달러(930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으고 있다.

특화된 성능 개발과 엔비디아 종속 탈피 목적 


AI칩 경쟁이 가열되는 이유로는 각사의 성능 차별화 전략이 우선 지목된다. 제품과 서비스에 경쟁력 있는 AI 기능을 채용하려면 독창적 기술을 탑재한 칩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회사의 개발 방향과 제품을 가장 잘 아는 조직에서 칩을 개발해야 제품도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 "AI 제품이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 AI칩 개발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GPU(그래픽처리장치) 분야를 사실상 독주하는 엔비디아를 견제하고자 AI칩 개발을 서두른다는 분석도 있다.


AI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90% 이상을 장악, 수요가 급증해도 공급은 한정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 종속을 줄이고 독창적 제품과 서비스로 승부하려면 AI칩 도전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 젠슨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5월 실리콘밸리 서니베일(Sunnyvale)의 일식집 사와스시(Sawa Sushi)에서 만났을 때의 모습. [사와스시 페이스북]

 

AI칩 개발이 가열되고는 있지만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독창적 기술력을 담았다고 해도 엔비디아를 능가하기가 쉽지 않고 기업들의 복잡한 셈법 속에 드러내놓고 경쟁하는 것 또한  어렵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를 경쟁자로 만들어 칩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 피해가 더 커질 우려도 있다.

삼성전자만 해도 비메모리 AI칩 개발을 진행해도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기엔 한계가 있다. 주요 메모리 고객들을 경쟁자로 만들면 지금까지의 거래관계에 예상 못한 간극이 생길 수 있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설계만 하는 기업들은 제조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지만 제조를 겸하는 회사들은 설계 회사들과의 경쟁 구도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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