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열린 'YG 보석함'…문제는 타이밍이다

권라영

| 2019-06-05 16:48:00

이하이, 긴 공백기 끝 음원 차트 정상 차지
'YG 불매' 여론 확산…대학가엔 대자보도

올해 들어 YG엔터테인먼트에는 악재가 쏟아졌다. 가수 승리가 연관된 버닝썬 사건과 '단톡방' 논란에 이어 양현석 YG 대표에게도 성 접대 의혹이 제기됐다. YG를 불매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가운데 소속 연예인들의 활동과 맞물려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가수 이하이가 3년간의 공백 끝에 지난달 30일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달 30일 발매된 가수 이하이의 신곡 '누구 없소'는 5일 오후 4시 기준 멜론, 지니, 벅스 등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3년간 공백기를 가졌던 이하이를 기다리는 이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알 수 있는 결과다.

그러나 이들은 이하이의 음악을 맘 편히 즐기지 못하고 있다. 소속사와 관련된 여러 논란 때문이다. 올 초에 시작된 가수 승리 관련 사건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지난달 27일에는 양현석 대표에게도 성 접대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네티즌은 YG 소속 연예인 명단을 공유하며 음악,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를 불매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YG 소속 연예인이 싫어서가 아니다"면서 "계속해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는 YG에 타격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학가에서는 YG 소속 가수를 축제에 초대했다는 이유로 대자보가 붙는 등 불매 분위기가 확산됐다. 그룹 아이콘을 섭외한 명지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14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신중함이 부족했다"면서 "간접적인 동조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 명지대학교는 지난달 축제에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아이콘을 섭외했다가 사과했다.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총학생회 페이스북 캡처]

이러한 상황에서 이하이가 1위에 오르자 "왜 YG를 소비하냐"면서 "불매하자고 하지 않았냐"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하이의 한 팬은 "그동안 계속 컴백을 바랐지만 이런 시점에 나오길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면서 "3년 만에 하는 컴백인데 회사가 방패막이로 급하게 내보낸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토로했다.

YG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불거진 이후 소속 연예인들이 이른바 'YG 보석함'을 나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팬들의 의심을 키우고 있다. 과거 YG 소속 연예인들은 활동이 많지 않기로 유명했다. 이들의 공백기가 길어질 때마다 팬들은 'YG가 보석함에 수납했다'고 표현해 왔다.

그러나 최근 YG의 '보석'들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블랙핑크, 5월에는 위너와 이하이가 컴백했다. 오는 13일에는 YG 산하 레이블 더블랙레이블에서 가수 전소미가 솔로로 데뷔한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YG 보석함'을 통해 결성된 그룹 트레저13과 YG 자회사 YGX 소속 가수 권현빈도 여름 데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찬혁의 전역으로 완전체가 된 악동뮤지션은 올해 안에 새 앨범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위너도 올해 2번 컴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어 YG는 올해 음악 활동만으로도 빽빽한 일정이 이어질 전망이다.


▲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이 나오는 tvN '스페인 하숙'과 '강식당 2' 포스터 [tvN 제공]


음악 외의 분야에서도 YG 소속 연예인들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종영한 tvN '스페인 하숙'에는 배우 차승원과 모델 배정남이 출연했다. 후속 프로그램 '강식당 2'에는 젝스키스 은지원과 위너 송민호가 나온다.

배우로 변신한 래퍼 원은 tvN '그녀의 사생활'에 이어 '아스달 연대기'에도 등장했다. 모델 주우재는 MBC '호구의 연애'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주 MBC '라디오스타'에 스페셜 MC로 모습을 비췄던 코미디언 안영미는 고정으로 합류할 전망이다.

악동뮤지션 이찬혁은 전역 신고 하루만인 지난달 30일 이수현, 전소미와 함께 JTBC '아는 형님'을 녹화했다. 그동안 사생활이 많이 공개되지 않았던 배우 강동원도 유튜브 채널 '모노튜브'를 통해 친구들과의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YG가 소속 연예인의 활발한 활동으로 논란을 무마하려고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관련 콘텐츠를 계속 소비해주니 여러 논란에도 YG가 아직 건재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팬들은 이러한 대중의 시선에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연예인도 피해를 볼까 염려하고 있다. 악동뮤지션의 한 팬은 "활동을 지원해줘야 할 소속사가 오히려 앞길을 막고 있는 느낌"이라면서 "계약 기간이 하루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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