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기아차 임협…'노조원 자녀 우선채용' 놓고 평행선
정현환
dondevoy@kpinews.kr | 2023-09-27 18:17:09
노조, '우선채용' 문제는 임협 아닌 임단협에서 다뤄야
기아차 2023년 ‘임금 협상(임협)’이 언제 체결될지 기약 없는 상태다.
사측은 단체협약 중 조합원 차녀 우선채용 조항을 삭제하자고 하지만, 노측은 아예 "협상 대상이 아니다"며 선을 긋고 있어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는 추석을 앞두고 끝내 올해 임협을 타결하지 못했다.
사측은 추석 전 마지막 교섭에서 고용 안정을 위한 신형 전기차 생산을 약속했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주 4일제와 중식 시간 유급화, 고용세습 조항 유지와 정년 연장, 신규인원 충원 등 기존 요구를 끝까지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아차 노사의 임협 결렬의 주된 배경으론 과거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 제26조 1항이 꼽힌다. 이 항목은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게 핵심이다.
고용노동부는 이 조항이 헌법 11조에서 보장한 평등권과 고용정책기본법 7조에서 정한 취업 기회의 균등한 보장 등을 위배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지난 2월 3일 해당 조항을 폐지하라고 시정명령 했다.
사측은 이 조항 폐지를 이번 임협에서 합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반대하고 있다.
노측은 이날 UPI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10년간 해당 조항으로 채용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조항으로 시정명령이 나온 건 이 정부 들어서 처음"이라며 "관련 문제는 임금단체협상에서 의논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기아차 노사 단체협약은 2년에 한 번 갱신하는데, 올해엔 임협만 있고, 임단협은 내년이다. 따라서 노측은 내년에 의논하자는 입장이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또 “사측이 노사가 합의한 신규인원 충원을 이행하지 않아 신뢰를 무너뜨리고 오히려 우선채용 개정이 안 되면 신규인원 충원도 없다는 막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구체적인 협상 내용을 공개할 수 없지만, 공식적으로 회사는 노조와 대화로 원만하게 해결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면서 “고용세습 조항을 개정하면 올해 말까지 신규 인원 300명을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의 고용안정을 위해 국내에 신공장을 건설하고 화성공장에 승용 전기차(GT)를 2026년 양산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노동부 노사관계 법제과 관계자는 “우선채용 문제를 임단협이나 임협에서 다루는 데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기아차 우선채용 시정명령 조치 후 10개월째 수사 중"이라며 "지난 임단협에 이어 이번 임협에서도 시정명령 조치가 이행되지 않으면 사법 조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KPI뉴스 / 정현환 기자 dondev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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