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 싫으면 영업직 잔류'…KT 조직개편 협상 극적 타결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4-10-17 17:52:46

전출 대상자 선택권 보장하고 보상 상향
본사 남으려면 전문영업직 수락 조건
첫 희망퇴직 실시…개별적으로 조건 통보
본사 수준 복지·정년 보장…후유증은 과제

직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던 KT 조직개편 계획이 전출 대상 직원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보상을 상향하는 조건으로 관철됐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 조직개편안은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노조의 거센 반발과 정치권의 저지 움직임으로 '백지화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16일 밤부터 시작한 노사 양측의 밤샘 협의와 이날 추가 협상 끝에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 KT 본사 전경 [KT 제공]

 

KT는 AICT(인공지능 중심 정보통신기술) 기업 전환 가속화를 취지로 네트워크 현장 인력과 고객 민원 업무를 자회사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과 이훈기 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등이 저지 입장을 공식화했고 노조는 단체행동으로 맞서는 등 거센 반발에 직면했었다.

타결 열쇠는 선택권 부여와 고용 불안 해소였다. 자회사 신설은 계획대로 진행하지만 전출 대상 직원들이 잔류와 이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주효했다. 자회사로 옮기면 하던 업무 계속, 남으면 다른 업무를 하는 조건이다.

잔류 희망자에게 제시된 업무는 공백 상권에 대한 전문 영업이다. KT는 개인별 희망 근무지와 전문성, 역량 수준을 고려해 인력을 배치하고 신규 직무 적응을 위해 총 8주 간 직무 전환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본사 잔류 선택권은 지난 15일 국회소통관애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직원들의 희망사항으로 표출된 내용이었다. 김미영 KT 새노조 위원장은 직원들의 정서가 "비록 다른 업무를 하더라도 KT 본사에 끝까지 남아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자회사 전출시 '임금이 삭감되고 직원 복지와 고용 안정은 본사만큼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란 직원들의 불안이 반영된 것이기도 했다.

▲ KT노동조합이 16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KT광화문 이스트(East) 사옥 앞에서 조직개편에 반대하는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합의안은 이같은 직원들의 고용 불안 정서를 감안,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다수 반영했다.

우선 5700여 명으로 추정되던 조직개편 대상 인원 수 조항을 삭제하면서 구조조정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열렸다. 직원들의 선택 여하에 따라 개편 규모는 바뀔 수 있다.

전출자들에 대한 보전금 지급과 본사와 같은 수준의 복지와 정년도 보장한다.

신설 자회사의 경우 10년 이상 근속 직원들은 기본급을 70%로 조정하되 30%는 일시적 보전금으로, 10년 미만 근속자는 본사 기본급의 100% 지급안이 유력하다. KTis와 KTcs 재배치 직원은 기본급을 50%로 줄이는 대신 나머지 50%를 보전금으로 지급한다. 

 

자회사에서 정년을 맞은 사람이 희망하면 3년 간 계약직 근무도 가능하다.

KT는 조직개편 대상 직원을 포함, 전직원 대상 특별희망퇴직도 시행한다. 인력 재배치 대상이면 근속연수 10년 이상, 다른 직군이면 15년 이상인 직원 중 정년이 6개월 이상 남은 사람들이 대상이다.

회사 측은 특별 희망퇴직금을 포함한 합리적 수준의 보상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조건과 내용은 개인들에게 개별 통보한다. 희망퇴직자에 대한 특별희망퇴직금은 최대 4억3000만원으로 전해진다.

AICT 기업으로 가는 길…진통·후폭풍 가능성 여전

 

KT는 내년 초를 목표로 선로와 전원 등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및 유지 보수업무를 전담할 2곳의 전문 자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신설 회사는 KT가 아닌 다른 회사 업무도 대행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술 전문 회사'로 위상을 정립한다는 구상. 보다 신속한 업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의사결정 체계를 간소화하고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연간 투자는 유지할 방침이다.

KT는 "각고의 혁신으로 최고의 역량을 갖춘 AICT 기업으로 성장하고 그 결실이 산업 발전과 국가 경쟁력 발전의 선순환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통은 남아있다. 전출 직원 수가 회사가 처음 설정한 5700여 명에 현저히 못 미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선로와 전원 등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및 유지 보수 직원들에게 영업 업무가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도 미지수다. 두 업무의 성격이 워낙 달라 사실상 '옮기지 않으면 나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직원들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 취임 후 첫 시행되는 희망퇴직의 후폭풍도 지켜봐야 한다. 지난해 '이동통신 가입자 3위'라는 불명예에 직면했던 KT가 직원들의 동요와 술렁임을 어떻게 극복할 지 주목된다.

신설 법인 및 그룹사 전출 희망자 접수는 21일부터 24일, 25일부터 28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특별 희망퇴직은 22일부터 11월 4일까지 접수한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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