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크랩 맛살', 알고보니 명태살?…소비자 기만 표시 '횡행'
김경애
seok@kpinews.kr | 2023-10-18 17:46:20
식약처 "성분명·함량 표시하면 규정 적합"
서울 성북구에 사는 A 씨는 지난 17일 집 인근 마트에 들러 사조대림 대림선 '스노우크랩킹'을 술안주로 샀다. 집에 와서 무심코 포장지를 뜯던 중 패키지 뒷면에 적힌 원재료 함량을 보고 깜짝 놀랐다.
주재료라 생각한 게살과 붉은대게살은 각 3.11%, 3.45% 내외에 불과한 반면 명태연육은 무려 76.55%였다. A 씨는 "당초 크랩킹이라 써 있어 킹크랩으로 만든 줄 알았다"며 "크랩킹이 아닌 명태킹으로 제품명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니냐"며 어이없어 했다.
식품업체들이 함량이 낮은 원재료를 제품명이나 포장 이미지에 사용해 소비자 오인과 기만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가공유가 반복 지적되는 사례다. '우유'를 제품명 일부로 사용하는 가공유 상당수는 흰우유(원유) 함량이 50%에 채 미치지 못한다. 이름만 우유인 셈이다.
일례로 편의점에서 구매 가능한 동원F&B 덴마크 '민트초코우유'의 경우 원유 함량은 20%에 불과하다. 푸르밀 '바나나킥우유'은 원유 함량이 30%다. 이들 가공유는 우유를 건조시킨 탈지분유를 물에 녹이고 유지방(버터·크림)을 섞은 환원유를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과자도 도마에 오른다. 오리온 '포카칩 맥스 블랙트러플맛'은 제품명에 고가 식재료인 트러플을 포함한다. 그런데 실제 트러플 성분은 검은서양송로분말 0.00009%로 지극히 낮다. 제품명에 트러플이 들어간 다른 과자들도 비슷한 수준이다.
사실 이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사례가 상당한데도 고쳐지지 않다 보니 업체들이 소비자를 기만,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하다. 하지만 이를 법적으로 문제삼을 순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하는 식품등의 표시 기준의 표시사항별 세부표시기준에선 식품 성분 중 하나를 제품명이나 제품명의 일부로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제품명으로 사용한 성분의 성분명과 함량을 포장지 주표시면(앞면)에 14포인트 이상의 글씨로 표시하면 된다. 식약처는 성분명과 함량을 표시하면 규정에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낮은 함량으로 여길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맛의 특성을 살리면서 원·부재료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최적의 양을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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