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보조금 지원 계획 발표 임박…'누가 받을까'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4-03-07 18:19:53

반도체 수혜 기업·규모에 관심 집중
예산 뛰어넘은 신청 지원…반만 받아도 성공
인텔 최우선 수혜 기업 지목 '독식?'
유력 후보 TSMC·삼성전자…팀아메리카 돌파 관건

미국 정부가 지급하는 반도체 보조금이 어느 기업으로 향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7일 주요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 정부는 보조금 수혜 대상과 지원 조건 등 보조금 지급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전망이다.

 

당초 보조금 지원 계획은 '3월 중 발표'가 유력했지만 미 주요 언론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연설 전 일부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보도하면서 반도체 업계의 최고 관심사로 떠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오후 9시(미 동부 표준시), 한국에서는 8일 오전 11시부터 국정 연설을 시작한다. 보조금 지급 계획 발표도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8월 백악관에서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서명하고 있다. [미 백악관 유튜브 캡처]

 

반도체 보조금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Chips&Science Act)에 기초에 최첨단 반도체 생산 기업에게 지원된다. 규모가 280억달러(약 37조원)에 달해 기업들의 로비전도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반도체법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5년간 527억달러(약 70조원)를 지급하는 내용으로 2022년 8월에 제정됐다. 반도체 생산에 390억달러(약 52조원), 연구개발 지원 132억달러(약 18조원), 글로벌 공급망 강화 5억달러(약 700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협상에 정통한 업계 임원'을 인용해 임박한 발표가 스마트폰과 인공 지능, 무기 시스템을 구동하는 첨단 반도체 제조사를 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과 TSMC, 삼성전자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도 경쟁자로 꼽힌다.

현재 인텔은 435억 달러를 투자하며 미 아리조나와 오하이오, 뉴멕시코, 오리건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TSMC는 피닉스 인근에 400억 달러가 투입되는 공장을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에서 173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신청 기업은 많고 예산은 한정되고…반만 받아도 선방?

 

보조금 규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신청 기업이 많고 미 정부가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 보조금 대부분이 미국 기업에 할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워싱턴DC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모두 600건이 넘는 기업들의 투자의향서가 상무부에 접수됐다"며 "신청 기업 다수가 자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고했다.

 

기업들이 요청한 자금 규모도 700억 달러(약 93조원)를 초과, 정부 보조금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수혜 대상이 돼도 지원금 규모가 신청 액수의 절반에도 못미칠 가능성이 높다.

 

'제2 반도체법'이 제정돼 추가 지원책이 만들어져야 기업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지만 이 역시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 반도체법이 바이든 행정부의 치적이라는 점에서 미 대선 향방에 따라 정책 기조는 바뀔 수도 있다.

 

미국 아닌 다른 나라 기업들에겐 반도체 보조금 수혜 대상 선정과 적정 액수 지원 모두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게 됐다.

 

▲ 미 백악관이 2023년 8월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시행 1년의 성과를 정리해 발표한 이미지. [백악관 인스타그램]

 

최우선 수혜기업으로 꼽히는 곳은 인텔이다. 인텔은 투자금액의 약 23%에 해당하는 100억 달러(약 13조3000억 원)의 지원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몬도 장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2024' 포럼에 참석해 이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곧 큰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인텔과의 협상이 조만간 성사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반도체법이 미 반도체 산업 부흥이 제정 취지인 만큼 미 정부가 인텔을 지원할 명목은 충분하다.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MS와 아마존, 구글 등 미국 빅테크들과 연대한 '팀아메리카' 구상까지 발표, 미국의 반도체 부흥을 이끌 주역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펫 갤싱어 인텔 CEO는 이날 행사에서 전세계 반도체의 80%가 아시아에서 생산되고 AI칩과 같은 고성능 제품이 삼성전자와 TSMC 외에 대안이 없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며 "10년 내 미국·유럽이 세계 반도체의 50%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러몬도 장관은 "우리가 모든 종류의 반도체를 만들려는 건 아니지만 AI에 필수적인 최첨단 칩은 직접 생산해야 한다"며 팀아메리카 지원 의지도 밝혔다. 


장애물 많은 韓 반도체 '보조금 레이스 승리' 기대

 

반도체 업계는 미국의 팀 아메리카 공세를 뚫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원하는 수준의 보조금을 획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장애물이 워낙 높아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래도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며 "한국 기업들도 보조금 수혜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반도체 보조금 첫 수혜 기업으로 전투기용 칩을 생산하는 BAE 시스템즈와 반도체 제조사인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글로벌파운드리스 등을 선정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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