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에 갤럭시는 출시 지연…삼성전자 이재용은 계속 침묵?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4-10-25 17:56:31

삼성전자 주가, 닷새 연속 52주 신저가
갤럭시 Z 폴드 SE는 7시간 출시 지연
반도체 위기 속 조용한 선대회장 추모
경영 쇄신 요구 속 이재용 메시지 기대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 반도체 부진으로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스마트폰 출시 지연까지 겹치며 '사면초가' 상황이다. 27일 취임 2주년을 맞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진행된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24% 내린 5만5900원으로 마감했다. 닷새 연속 52주 신저가 기록이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가 이날 오전 9시로 출시 예고했던 '갤럭시 Z 폴드 스페셜에디션'은 오후 4시까지 7시간이나 출고가 늦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례적인 출고 지연으로 소비자들은 일대 혼란에 빠졌고 삼성전자도 사태 수습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악재가 겹친 이날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4주기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포함한 유족들과 삼성그룹 최고 경영진들은 수원 선영으로 집결했다.

정현호 부회장과 한종희·전영현·최성안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 현직 사장단 50여 명은 40여 분간 추도식에 참석한 후 이 회장과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오찬을 함께 했다.

이 회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우울한 소식들로 분위기가 밝을 수 없었을 것이란 추정만 나온다.

 

▲ 21일 서울대병원이 주관한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행사에 참여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두번째부터)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위기는 지난 8일 DS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사실로 확인됐다. 특히 반도체 부진은 회사측이 발표한 잠정실적 설명자료와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실적에서도 감지됐다.


삼성전자는 공시 설명자료에서 '서버와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는 견조'하다고 평가하며 '고객사의 재고 조정'과 '중국 메모리 기업들의 레거시(구형) 반도체 공급 증가'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의 어려움을 부채질하듯 SK하이닉스는 HBM 반도체로 승승장구하며 올 3분기 무려 7조3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HBM에서는 SK하이닉스에 밀렸고 레거시 반도체는 중국 벽에 부딪혀 삼성전자 반도체는 판로가 막혀버린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기다려온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는 통과도 묘연한 실정. 삼성전자는 HBM3E 8단과 12단으로 반전을 꾀했지만 시장은 냉혹했다.


사업화가 마냥 지연되는 상황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이미 HBM3E 12단 출하 계획까지 구체화했다. 지난 9월 제품 양산, 4분기 중 제품 공급, 내년 상반기에는 HBM3E 12단으로 주력을 이동한다.

 

이미 '내년 공급 물량과 가격 협상까지 거의 마쳤다'며 SK하이닉스는 초격차 리더십을 확신하고 있다.

'사면초가' 삼성전자…강도 높은 경영 쇄신 요구

 

반도체 위기론을 두고 회사 안팎에서는 '재무와 관리 중심 경영이 문제'라며 연일 공격의 화살을 쏘아댄다. 공격적 기술 개발과 투자 대신 비용 절감과 안정에만 치중하는 경영 방식이 지금의 어려움을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이는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형성된 힘의 구도에서도 드러난다. 2017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해체 후 회사 2인자로 부상한 정현호 부회장의 전문 분야는 재무 및 인사다. 삼성전자의 숨은 실세로 평가받는 박학규 사장의 보직도 경영지원실장이다.

경영과 재무관리 역시 중요하지만 기술과 영업, 전 영역의 의견을 고루 수용할 힘의 균형과 안배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반도체 위기 극복을 위해 전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부임했지만 경영 실세들의 위세에 밀려 사실상 힘을 쓰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취임 4개월여 만에 사과 메시지까지 내놓은 배경에는 전 부회장조차 풀기 어려운 난제가 내부에 있다는 얘기다.

힘의 구도가 문제이고 보니 해법은 이 회장으로 집중된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까지 이 회장의 경영 복귀 필요성을 주창하고 나섰다.

 

하지만 2주에 한번씩 재판에 참여해야 하는 이 회장에게는 사법리스크가 가볍치 않다. 재판에 참여할 때마다 이 회장은 내리 굳은 표정으로 침묵했다. 1심은 무죄였지만 2심 재판부도 무죄를 줄 지는 확언하기 어렵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특단의 메시지를 내놓기를 기대하고 있다. 안타깝게 그마저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올해도 작년처럼 조용히 넘어갈 것이란 예상이 더 많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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