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설거지 안해" 의령 어린이집 원장의 갑질 논란…노동지청에 집단 진정서

박유제

pyj8582@kpinews.kr | 2024-01-24 20:26:11

노동지청, 국공립어린이집 현장조사 이어 원장 소환조사
교직원 총 9명 중 8명이 사의 표명…"이후 사표제출 강요"
원장 "의논하는 과정서 생긴 오해…이직 의사 확인 절차"

경남 의령군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들이 신임 원장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특히 이들 교사들이 원장의 인격 모독성 발언 등에 항의해 사의를 표명하자, 이를 빌미로 지속적으로 사표 제출을 강요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 원장의 '갑질' 의혹이 불거진 국공립 의령어린이집 [박유제 기자]

 

UPI뉴스 취재 결과 해당 국공립 의령어린이집의 교사들은 지난해 5월 A 씨가 새 원장으로 임명된 지 한 달쯤 지난 후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교사들은 "원장이 온 뒤부터 CCTV로 교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거나 지나친 문서작업을 강요했고, 교구 정리를 명분으로 교사의 동의 절차 없이 사물함을 뒤져 물건을 뺀 적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호봉이 많은 교사가 연차를 신청하자 '월급도 많이 가져가면서 연차를 많이 사용하겠다고 하면, 내년에는 같이 갈 수 없다'는 압박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 교사들의 주장이다.

심지어 교사의 업무 범위 밖인 설거지를 하지 않았다고 교실로 교사들을 불러모아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들을 질책하는 일도 있었다. 이는 취재진이 확보한 CCTV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해까지 이 어린이집에서는 조리사가 설거지를 담당해왔고, 이달부터는 공공근로 할머니가 '주방 보조' 인력으로 설거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A 원장의 '갑질' 의혹에 견디지 못한 교사들이 지난해 11월 3일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고, 의령군이 교사들과 원장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이와 관련해 의령군 관계자는 "교사들과 원장을 만나 갈등을 조정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 원장은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된 지 며칠 뒤인 지난달 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교사들과 개별 면담을 갖고 "이직 의사가 있는 교사는 사직서를 가지고 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체 8명의 교사와 교직원 1명 등 9명 중 원장의 어린이집 운영 행태에 실망하고 직장 내 괴롭힘과 인격 모독성 발언 등을 경험했다는 8명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또 이달 4일에는 A 원장이 "연차를 사용하거나 돈으로 받을 사람은 서명하고 사표를 제출하라"고 독촉했고, 5일 뒤인 9일에도 사직 의사가 있는 교사들에게 사실확인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국민신문고에 제출한 민원과 관련해 의령군 조사에서도 뾰족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자, 교사들은 결국 지난 11일 고용노동부 창원고용노동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진정서를 접수한 창원고용노동지청 근로감독관이 최근 어린이집 방문조사를 벌였고, 지난 23일에는 A 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들의 '갑질 의혹' 주장에 대해 A 원장은 "신학기를 맞아 어린이집이 잘 운영됐으면 하는 바람에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교구를 정리하고 교사들과 자주 회의를 하고 의논하는 과정에서 서로 오해가 있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들에 대한 사직 강요 논란에 대해서는 "이직 의사가 있는 교사는 60일 전에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는 근로계약서에 따라 이뤄진 절차일 뿐 사직을 강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직장 내 괴롭힘 주장은 교사가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렸다는 사실을 안 뒤 상당한 수치심을 느꼈다. 교사를 도와주고 배려했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위축감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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