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회, 입장·성거 포도 외면하고 '김천포도' 선물해 논란

박상준 기자

psj@kpinews.kr | 2024-09-13 17:47:18

김행금 시의장 등 추석 앞두고 복지시설 방문해 '김천포도 홍보'
천안 포도농가 "시의회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의심케해"

충남 천안시의회가 12일 국내 대표적인 포도생산단지인 천안 입장·성거 포도농가를 외면하고 복지시설에 '경북 김천 샤인머스켓'과 '충북 음성 햇사레복숭아'를 선물로 돌려 논란이 되고 있다.

 

▲김천 샤인머스켓과 감곡 복숭아를 불우시설에 전달하고 있는 김행금 천안시장 일행.[천안시의회 제공]

 

특히 시의회는 시의원들이 복지시설을 방문해 '김천 샤인머스캣'과 '감곡 햇사레 복숭아'라고 쓰여진 포도상자들과 찍은 사진을 홍보자료로 배포해 타·시도 농특산물을 홍보하느냐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시의회에 따르면 김행금 의장을 비롯한 배성민 의회운영위원장, 이종만 복지문화위원장, 노종관 건설도시위원장 등은 미래지역 아동센터와 다윗공동생활가정 등 2곳을 방문해 샤인머스캣과 복숭아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들 시의원들이 전달한 과일은 지역 특산물인 입장·성거 포도와 천안 복숭아는 없고 김천 샤인머스캣과 음성 복숭아 20상자로만 이뤄졌다. 

 

이에 대해 지역 과수농가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샤인머스캣을 재배하는 A씨(입장면)는 "시의회가 구입한 과일 양은 많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지역 과수농가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이라며 "과수농가는 직접 포도축제를 열고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하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시의회는 외려 김천과 음성 과일을 홍보하는 것을 보고 큰 상처를 받았다"고 흥분했다.

 

B씨(성거읍)는 "시의회는 평소 지역 농특산물 홍보는 뒷전"이라며 "성거 포도 농민들이 힘겹게 지켜온 자부심과 전통을 무시하는 이같은 처사는 천안시의회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심각한 인식 부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시의회가 돌린 선물에 지역 과일이 제외된 것에 대해 시의회측은 "아침에 시청 부근 농협 하나로마트에 갔는데 김천 샤인머스캣과 음성 복숭아만 보여 구입했다"고 밝혔다.

 

기업인인 C씨(목천읍)는 "예전에 농협이 모 광역자치단체 청사앞에서 개최한 농특산물 장터에 갔는데 지역 농가들을 위해 타시도 농특산물은 아예 취급하지 않았다"며 "천안시와 지방의원들이 추석명절을 맞아 지역농특산물 팔아주기 캠페인을 벌이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홀대하면 과수농가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박상준 기자 p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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