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낮아 맘놓고 먹었는데"…소비자 착각케 하는 '저칼로리 음료'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 2024-05-23 10:47:52
실제론 해당 수치의 6~9배 섭취하는 셈
저칼로리(저열량) 음료가 대세다. 카페 프랜차이즈 D 사도 그 흐름에 진작 올라탔다. 다양한 저칼로리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배달의민족 앱 등서 해당 제품 주문시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
'메뉴판'의 제품 이름옆에 표기된 칼로리 수치다. 100ml당 칼로리 수치인데, 총량으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고딕체로 표기된 제품 이름 옆에 '/100ml'가 누락된 채 칼로리 수치만 표기돼 있기 때문이다. 한번 더 클릭하면 숨겨진 설명 맨 뒤에 '/100ml'표기가 대개 나오긴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오인하기 십상이다.
20대 직장인 A 씨는 D 사의 저칼로리 음료를 즐긴지 꽤 됐다. "제품명 옆에 적힌 칼로리가 워낙 낮아 부담없이 주문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수치가 100ml당 칼로리라는 걸 알게 된 건 최근이다. A 씨는 23일 KPI뉴스 인터뷰에서 "그 동안 잘못 알았다는 생각에 허탈하고 화도 난다"고 했다.
그러니까 제품명 옆에 적힌 칼로리 수치를 총량으로 인식하고 해당 음료를 즐긴 A 씨는 실제로는 그 보다 훨씬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고 있었던 거다. D 사의 기본(벤티) 사이즈는 650ml, 대용량은 850ml다. 해당 제품의 총칼로리는 표기된 칼로리의 각각 6.5배, 8.5배에 달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대용량 사이즈로 판매하는 '슬림 망고라떼'(32.6칼로리)'는 소비자가 제품을 전부 섭취했을 경우 총칼로리가 약 280칼로리다.
| ▲ 배달의민족 D 사 슬림음료 라인 캡쳐 화면. [하유진 기자]
배달의민족 어플리케이션에서 서울 강북 한 D 사 매장을 검색해 보면 '제로칼로리&저칼로리(슬림음료)' 카테고리를 따로 확인할 수 있다. 제품명 옆에는 각각 제품의 칼로리가 명시돼 있다. '슬림 청포도 스무디(26.8칼로리)', '슬림 리얼 생 초코 라떼(30.6칼로리)' 식으로 표기돼 있었다. 초기 화면에선 '/100ml' 표기를 볼 수 없다.
일부만 그런 게 아니다. 배민 앱에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D 사 매장을 찾아보니 9개가 검색된다. 이들 9개 매장 모두 초기화면 제품명 옆에 '/100ml'가 생략된 채 칼로리만 적혀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격에도 최종 판매가격과 단위가격이 있는데 총용량에 들어가 있는 열량이 얼마인지 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표기 방식은 소비자가 얼핏 보고 착각하게 만들 수 있는 '오인성 광고'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민 NTM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상세 설명에만 100ml당 칼로리를 명시하는 것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어 "다만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으므로 '100ml당 칼로리'라는 내용을 처음부터 적시하는 편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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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사 관계자는 "본사 홈페이지나 카페 내 키오스크 등에는 슬림음료의 칼로리를 명시할 때 100ml당 칼로리란 점을 명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본사에서는 점주들에게 슬림음료의 칼로리를 명시할 때 100ml당 칼로리라는 점을 소비자들로 하여금 인지하게 하는 본사 메뉴판을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일부 점주가 편의상 100ml당 칼로리라는 점을 생략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듯하다"며 "일관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담당자와 지점 메뉴판 현황을 체크해 본사 메뉴판으로 변경할 수 있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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