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 없는 구독…가전·카페·AI·B2B 등 무한 확장 중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5-08-22 15:31:00
개인·가정용에서 B2B·통합형으로 품목 확대
기업 참여도 활발…구독은 불황에도 실적 효자
모두를 구독하는 시대…MZ 생활 속 깊숙이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받는 구독 시장이 무한 확장하고 있다. 가전제품과 자동차, 스마트폰에서 온라인 영상(OTT), 음악, 카페, 전자책, AI(인공지능), 기업용 B2B(기업간거래) 상품에 이르기까지 대상도 다양하다.
기업 경기는 불황이지만 구독 매출은 올 상반기에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기업들의 구독 사업 출사표가 이어지는 이유다.
글로벌 구독 모델의 대표 주자는 아마존 프라임이다. 지난 2015년 구독서비스를 도입한 뒤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는 4년만에 2배 넘게 늘었다. 매달 일정액만 지불하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장기 고객 확보에 주효했다.
한국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다양한 구독 서비스들이 출시됐다. 밀리의서재와 리디 등 월정액 전자책부터 코웨이의 가전 렌탈, 스타벅스와 CU, GS25의 할인까지 구독 종류가 다채로워졌다.
지난해부터는 고가의 전자 제품과 자동차 구독이 활발하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장기 할부와 주기적 케어 서비스를 골자로 AI 가전과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현대차는 현대차와 제네시스 차량을 일정 기간 대여해 주는 셀렉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독 품목은 늘고 있다. 기업용 B2B 제품으로 대상이 넓어졌고 여러 서비스를 묶은 통합형 상품 출시도 이어진다.
LG전자는 냉장고와 TV, 에어컨, 세탁기, 안마의자 등 가정용에 한정했던 구독 품목을 이달부터 기업용 스탠드 에어컨과 환기 시스템으로 확장했다. 용량이 크고 가격대가 높은 상업용 제품의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다. 상업용 스탠드 에어컨의 구독 비용은 23평형 프리미엄 모델이 월 8만원대, 프리미엄 환기 시스템은 월 5~9만원선이다.
통신사들은 통합형 상품으로 승부를 건다. SK텔레콤이 오는 27일 출시하는 'T 우주패스 올리브영&스타벅스&이마트24'는 생활밀착형 통합 구독 상품이다. 월 9900원의 구독료만 내면 올리브영에서 최대 1만 원, 스타벅스는 제조 음료 가격의 20%, 이마트 24 매장 구매시 최대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선보인 '유독픽(Pick) AI'는 원하는 AI 서비스만 골라 묶음 할인을 제공한다. '라이너'와 '캔바'와 같은 대화형, 특화 AI 서비스를 최소 월 9900원에 2년간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KT가 출시한 구독팩도 통합형이다. OTT 할인에 스타벅스의 음료나 롯데시네마의 영화 할인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성과는 고무적이다. KT의 구독팩은 단순 OTT 할인을 제공했던 1년 전에 비해 가입자가 2배로 늘었다. LG유플러스의 구독 플랫폼 '유독'도 8월 현재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가 213만 명에 이른다.
LG전자는 구독이 실적 효자가 됐다. 구독은 최근 5년간 연 평균 매출 성장률이 30%를 상회하며 회사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2022년부터 프리미엄 대형 가전으로 대상을 넓힌 후론 성장세가 더 가팔라졌다. LG전자의 연간 구독 매출은 2조원 돌파를 예고한다. 올 상반기 매출액이 1조1900억 원이다.
LG전자는 해외에서도 적극적인 신규 구독자 확보 노력을 지속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매출을 높일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에 이어 최근 싱가포르에도 구독 전용 브랜드샵을 오픈했다.
지난해 12월 'AI구독클럽'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올해 1월 갤럭시 S25 출시와 함께 선보인 '뉴 갤럭시 AI 구독클럽'이 좋은 성과를 냈다. 가입 1년 후 최대 50% 잔존가 보장 혜택에 힘입어 삼성닷컴 구매 고객 10명 중 3명이 가입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MZ 생활로 들어간 구독, 시장은 지속 성장
시장은 팽창하고 소비자들의 경험은 넓어지는 추세. 지난 3월 시장분석 전문기업인 마켓어스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구독 시장은 2024년 4870억 달러(약 650조 원)에서 2034년 약 2조1300억 달러(약 2900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15.9%다.
지난 2월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발표한 조사에서는 성인의 94.8%가 구독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본 적 없다'고 답한 사람은 5.2%에 불과했다.
이유는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확산과 초기 부담이 적다는 경제적 효율성에 있다. 응답자들은 구독 서비스의 장점으로 최신 제품과 서비스 이용(69.9%),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64.9%), 초기 저렴한 비용(58.8%)을 꼽는다.
전문가들은 구독이 MZ세대(1980년~2000년생)의 소비 행태로 이미 자리잡아 시장이 줄어들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본다.
한국소비문화학회 회장인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22일 KPI뉴스와의 통화에서 "소유보다 향유를 선호하고 자유롭게 라이프 스타일 조합을 원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 성향이 구독과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MZ세대들은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언제든 구독을 가입했다가 해지하기도 한다"며 "앞으로도 거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들이 구독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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