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차트 석권한 케데헌…버추얼 아티스트는 K-팝 한축으로 '우뚝'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5-09-16 17:45:56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싱글·앨범 모두 빌보드 정상
음악사 새로 쓴 '헌트릭스', 가상·현실 경계 허물며 인기
스토리텔링의 힘…버추얼 아티스트 활동도 토대 만들어
도덕적 책임·저작권 이슈 과제…딥페이크·과몰입은 위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열풍이 거세다. 영화에 이어 음악까지 인기를 얻으며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 앨범과 주제곡이 세계 양대 팝 차트를 모두 석권했다.

영화 속 주인공인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스'는 글로벌 팬덤(열성 팬 층)까지 형성한 상황.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며 버추얼(가상) 아티스트들이 케이팝(K-POP) 한 축으로 우뚝 서고 있다. 

 

▲ 버추얼 아이돌 '헌트릭스'의 '골든'은 빌보드 'HOT 100' 차트에서 5주째 1위를 지키고 있다. [빌보드 홈페이지 캡처]

 

16일 현재 빌보드 '핫 100' 1위는 헌트릭스가 부른 '골든'(Golden)이다. 골든은 빌보드에서 5주째,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선 6주째 1위다. 사자보이스의 '유어 아이돌'(Your Idol)은 5위. 앨범도 히트다. 발매 첫 주 8위로 데뷔한 케데헌 OST 앨범은 8주만에 '빌보드200' 1위로 올라섰다.

헌트릭스는 음악사에도 새 장을 열고 있다. 빌보드 '핫 100' 역사상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버추얼 아티스트이자 케이팝 여성 보컬리스트가 됐다.

인기 이유는 스토리텔링이다. 헌트릭스의 음악은 주인공의 서사와 감정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팬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스크린 밖으로 확장되고 있다. 음악팬들은 헌트릭스를 가상의 존재가 아닌 실존하는 아티스트로 인지하며 함께 공감하고 응원을 보낸다.

전문가들은 케이팝에서는 이미 익숙한 버추얼 아티스트들도 헌트릭스 인기의 기반이 됐다고 본다. '이세계아이돌'과 '나이비스', '플레이브'와 같은 버추얼 아티스트들이 인간처럼 활동하며 팬들과 소통한 덕에 헌트릭스도 케이팝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는 분석이다.

김현숙 디지털지식재산연구소장은 "예전 같으면 골든도 영화 OST로 끝날 수 있었지만 케데헌 주인공들은 가상이 아닌 진짜 아이돌로 인식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며 "버추얼 아티스트에 익숙해진 케이팝 팬들이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스를 세상 밖으로 꺼내 서사를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영화가 주는 스토리의 힘이 가장 크지만 버추얼 아티스트가 쌓아 놓은 토대 위에서 팬들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케데헌 주인공들에게 열광하고 케이팝 가수로 응원한다"고 말했다.

▲ '플레이브' 멤버 은호와 예준, 밤비, 노아, 하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블래스트 제공]

 

버추얼 아티스트가 케이팝에서 쌓은 토대는 견고하다. 버추얼 아티스트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비대면 문화 확산과 함께 급성장했고 2023년부터는 케이팝 판도를 흔들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모션 캡처와 AI 음성 합성, 실시간 스트리밍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팬과의 소통을 극대화한다. 팬들은 버추얼 아티스트가 드러내는 기술적 오류와 불완전함마저 인간적인 매력으로 받아들이며 가상과 현실을 따지지 않고 열광한다.

인간 연예인과 달리 사생활 논란과 부정적 스캔들에서 자유로운 점도 버추얼 아티스트들이 인기를 얻는 이유다.

2023년 5인조 버추얼 남자 그룹으로 데뷔한 플레이브는 가장 두터운 팬덤을 형성한 사례다. 플레이브는 지난해 3000석 규모인 서울 올림픽 공원 올림픽홀 공연과 지난달 1만5000여 석 규모의 서울 KSPO돔 콘서트에서 전석 매진 기록을 세웠다. 이들은 한국 공연은 물론 일본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누적 유튜브 조회 수가 5억3900만 뷰에 달한다.


버추얼 아티스트들은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며 공연에 대한 몰입감과 팬들과의 상호작용을 더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스러운 목소리 구현과 다양한 음성 톤, 감정 연출까지 가능해져 팬들과의 감성적 소통까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AI 기술을 장착한 버추얼 아티스트들은 휴식이나 사생활 제약 없이 팬들이 원하는 시간이면 언제라도 공연을 하고 소통도 할 수 있다.

물론 윤리적 기준에 맞는 도덕적 책임과 저작권 이슈는 남아 있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팬들과 소통하지만 가상 캐릭터와 인간 본체의 영역 구분은 계약을 통한 동의를 거쳐야 한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버추얼 아티스트들이 시간과 공간, 언어를 초월해 활동하며 음악 산업의 글로벌화를 이끌고 있고 앞으로도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만 딥페이크와 과몰입은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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