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의회 추경 23% 삭감에 오태완 군수 "일 하지 말라는 것" 반발

손임규 기자

kyu3009@kpinews.kr | 2024-04-09 17:44:23

군의회, 국·도비 확보 '군비 매칭' 사업비 전액 삭감
'군민과의 대화' 민원사업·청년특구 조성 좌초 위기

"군민을 볼모로 삼는 예산삭감 행위가 민의의 전당이라는 의회에서 자행됐다. 긴급현안 사업비를 깎는 것은 일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오태완 군수[의령군 제공]

 

경남 의령군의회가 9일 본회의에서 집행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의 23.7%를 삭감한 것과 관련, 오태완 군수가 이같이 밝히며 강력 반발했다. 

 

오 군수는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해 "이번 추경예산은 군민들이 오랫동안 불편함을 감내한 숙원사업이 다수"라며 "군민의 삶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절실한 시점에서 군의회가 발목잡기로 군민 불편을 가중시켰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의령군의회는 이날 폐회를 앞두고 추경 예산안 373억 원 중 23.7%에 해당하는 88억 원을 삭감했다. 이번 조정 규모는 최근 여섯 번의 추경안 평균 조정 비율인 0.83%의 2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군민과의 대화에서 나온 주민 편익 사업과 주민 안전예방 사업 18억9500만 원은 군의회 의원들과 함께 13개 읍면 전역에서 '군민과의 대화' 의견을 반영해 편성한 예산이란 점에서 전액 삭감 배경에 의문을 낳고 있다.

 

오태완 군수는 "주민들의 편익이 기준이 되어야지 '불요불급'이라는 군의원들의 판단이 왜 우선시 되는 것이냐"고 반문한 뒤 "원칙과 상식 없는 예산 심사의 결과로 긴급한 안전 예산과 민생예산 집행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깊은 유감을 표했다.

 

특히 오태완 군수가 전략적으로 추진해 온 청년 관련 예산마저 전액 삭감돼, 사업 추진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의령군은 소멸위기에 처한 지역 현실을 돌파하고자 칠곡면 일대를 청년 특구로 조성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청년 소통 공간인 '청년만개' 개소식을 열고 청년들의 기대감을 한껏 올려놓은 상황이다.

 

군은 지난해에는 청년마을 공유주거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비 10억 원을 지원받았지만, 군의회가 '군비 매칭' 청년 관련 추경안을 전액 삭감하는 바람에 지원받은 국·도비를 모두 반납해야 할 처지다.

 

농민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날 삭감 항목에 포함된 △공동방제용 농자재 살포기 구입 지원 예산 3370만 원 △양정시설 개보수 9500만 원 △벼 공동육묘장 시설 현대화 2억7500만 원 △지역특화품목 육성 12억2400만원 등은 시급한 농민 숙원사업이었다. 

 

또한 양정시설 개보수, 벼 공동육묘장 시설 현대화, 가공공장신축 및 시설현대화, 지역특화품목육성, 기계장비 구입 등 5개 농업 관련 사업은 도 공모사업에 선정돼 이미 사업자 선정까지 마친 상태라는 점에서, 이번 예산삭감으로 농업인들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오태완 군수는 "매우 절박했던 이번 추경예산의 삭감은 군의회가 지역 발전과 민생에는 관심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다가오는 2차 추경에, 이번에 삭감된 예산을 재편성하겠다"고 전했다.

 

KPI뉴스 / 손임규 기자 kyu3009@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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