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비상걸린 보험사들…"앞으로 더 나빠질 듯"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5-06-05 17:42:01

금리 하락에 킥스비율 급락…생·손보 모두 평균 19%p 하락
기본킥스 도입시 미달 속출할 수도…"중소형사 차등규제 필요"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금리 하락으로 보험사들이 보유해야 할 자본 대비 실제 가용한 자본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5일 KPI뉴스가 국내 생명보험사 22곳과 일반손해보험사 11곳의 1분기 경영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생보사 평균 지급여력(킥스, K-ICS)비율은 170.18%에 그쳤다. 전년 동기(189.34%) 대비 19.17%포인트 급락했다. 손보사 역시 같은 기간 180.59%에서 161.29%로 19.30%포인트나 떨어졌다.

 

▲ 2024년 1분기 및 2025년 1분기 생명보험사 22곳의 지급여력비율(K-ICS) 추이. [각 생보사 공시]

 

킥스비율은 보험사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이다. 보험사가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자본(요구자본) 대비 실제 보유한 자본(가용자본)의 비율로 계산한다. 

 

금융당국은 킥스비율 100%를 의무 기준으로 150%를 권고 기준으로 두고 있다. 1분기 기준으로 의무 기준(100%)에도 못 미치는 곳이 생보사가 3곳(푸본현대생명 -23.82%, KDB생명 40.60%, iM라이프 90.49%), 손보사 1곳(MG손보 -15.35%)에 달한다.

 

킥스비율이 악화한 배경으로 금리 하락이 꼽힌다. 금리가 떨어지면 보험사가 운용하고 있는 자산의 가치는 올라가지만 동시에 미래에 지급해야 할 보험금의 현재가치도 함께 증가한다. 보험사가 보유해야 하는 요구자본이 늘어나기에 충분한 자본 확충을 하지 못하면 킥스비율이 하락한다. 

 

생보사 22곳의 요구자본 합계는 전년 동기 74조380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77조7289억 원으로 3조3489억 원 증가했다. 반면 가용자본은 148조7872억 원에서 133조8184억 원으로 14조9688억 원 줄었다. 

 

손보사 11곳은 요구자본 합계는 같은 기간 3조8534억원 늘어났는데 가용자본 합계는 254억 원 증가에 그쳤다. 

 

앞으로도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1분기 수치에는 한국은행은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부분이 포함되지 않았다. 또 한은은 하반기에도 2회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금리가 0.5%포인트 하락할 경우 생명보험사 16곳의 지급여력비율은 14%포인트, 손해보험사 10곳은 11%포인트 떨어진다. 

 

한기평은 "2분기 들어서도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져 금리하락의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대형사는 금리 영향을 상쇄할 수 있지만 중소형사는 자본확충 전략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2024년 1분기 및 2025년 1분기 국내 일반 손해보험사 지급여력비율(K-ICS) 비율 비교. [각 사 공시] 

 

앞으로 도입될 새로운 규제도 보험사 건전성에 부정적이다. 금융당국은 킥스비율 권고기준을 현재 150%에서 130%로 낮추는 대신, 손실흡수력이 더 높은 '기본킥스' 규제를 새로 도입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기본킥스 기준을 50% 안팎으로 전망한다.

 

이를 적용할 경우 상당수 보험사가 기준에 미달할 우려가 있다. 1분기 기준으로 생보사 중 9곳, 손보사 중 6곳이 기본킥스 50% 기준을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사들이 기본자본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증자 뿐이다. 증자 여력이 충분한 대형사이거나 금융지주 계열사가 아닌 보험사들은 기본자본을 늘리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일각에서는 보험사 규모에 따라 규제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외국은 IFRS17 등 규제를 우리나라처럼 모든 회사에 일률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회사에는 그것에 맞는 규제를 마련해서 제도적으로 차등을 줄 만한 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우리는 다소 빈약하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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