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부터 경영 쇄신…게임사들, 대규모 리더십 교체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4-03-25 17:33:30
엔씨와 넥슨 공동 대표 체제 전환
넷마블·카카오게임즈 신임 대표, 위메이드 창업자 컴백
경영 효율화와 규제 리스크 돌파가 주 목적
게임사들이 위기 타개를 위해 대규모 리더십 교체에 나선다. 대표진을 보강하거나 교체하는 방식으로 위로부터 경영 쇄신을 서두른다는 전략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게임사들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 선임 절차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쇄신에 들어갈 계획이다. 26일에는 크래프톤, 28일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 29일에는 컴투스와 위메이드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가장 주목받는 쇄신은 엔씨소트트다. 김택진 창업자가 줄곧 대표를 맡아 온 엔씨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엔씨는 28일 주총에서 박병무 신임 대표 내정자를 차기 대표로 선임한다.
박 내정자는 VIG 파트너스 대표 경험을 토대로 국내외 게임사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 엔씨 내부의 경영 효율화를 진행할 전문가로 기대된다.
엔씨는 김 대표가 게임 개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박 내정자는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과 내부 역량 결집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눈다.
넥슨은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넥슨 일본 본사 대표로 선임되면서 본사 조직을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2003년 넥슨에 입사한 후 사업본부장과 사업총괄 부사장을 거쳐 2018년부터 넥슨코리아 대표를 맡아왔다. 이번 인사 이동으로 넥슨코리아는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김정욱 CCO는 2013년 넥슨에 합류해 커뮤니케이션 본부장과 인사, 홍보, 경영지원 조직을 이끌었고 강대현 COO는 2004년 넥슨에 입사한 후 라이브퍼블리싱 실장과 라이브본부장 등을 맡아 왔다.
넷마블은 각자 대표 체제는 유지하되 김병규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권영식 대표는 전략기획통으로 꼽히는 김 신임 대표 내정자와 넷마블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기욱 대표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직무를 수행한다.
카카오게임즈는 한상우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새 대표로 선임한다. 한 신임 대표는 네오위즈 중국법인 대표와 글로벌사업 총괄부사장, 아이나게임즈 최고운영책임자(COO), 텐센트코리아 대표를 역임하고 2018년 카카오게임즈에 합류했다.
컴투스도 29일 주총에서 남재관 컴투스 사업경영담당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의결한다. 남 내정자 선임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주환 현 대표는 제작총괄대표를 맡는다.
위메이드는 창업자인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장현국 전 대표는 부회장을 맡아 박 대표를 지원할 예정이다.
경영 효율화·규제 리스크 돌파 목적
게임사들이 대규모 리더십 개편에 나선 이유로는 길어진 실적 악화가 꼽힌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 블루칩으로 주목받던 게임은 엔데믹 이후 눈에 띄는 하락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의 위세가 더욱 강해지면서 주요 수입원이었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한 것도 게임 사업 침체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리니지'의 하향 안정화가 굳어졌고 신작 '쓰론앤리버티'(TL)도 흥행이 부진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엔씨는 올해 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20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삭감하고 강화된 리더십으로 돌파구 마련에 주력할 계획이다.
넥슨과 넷마블은 지난해 흑자를 냈지만 새로운 방향 모색을 위해 경영진 재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창사 30주년인 넥스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고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재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확률형 아이템 규제 등 정부 대응과 위기 강화 전략 역시 절실한 상황.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이용자와의 분쟁을 해결해야 하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작업도 시급하다.
게임사들은 개발보다 규제 리스크 관리에 정통한 전문경영인을 전면에 부각하며 위기를 타개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개발이나 재무통이었던 현 대표들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유이기도 하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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