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개입설’ 잦아들면서 국제유가 반락…시장 진정될까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10-11 17:52:30

사우디-이란 나쁜 사이, 변수…“美와 협상해 원유 증산할 수도”
“아직 안심하긴 일러…시장 불안 등 유가 상방 압력 여전”

국제유가가 폭등한 직후 반락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이란 배후설’이 제기되면서 유가가 폭등했는데, 명확한 증거가 안 나와 시장은 일단 관망하는 추세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0.47% 떨어진 배럴당 85.9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87.70달러)도 0.51% 내렸다.

 

전날 4%대 폭등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란 배후설’이 다소 가라앉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둘 다 산유국이 아니라 사실 원유 시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작다. 국제유가가 폭등한 건 하마스의 배후가 이란이란 설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란 배후설이 사실일 경우 미국 등 서방이 이란에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 하루 약 3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이란이 제재를 받으면, 원유 공급에 큰 차질이 생긴다. 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맞불을 놓을 우려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20%가 지나다니는 주요 수송 통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방이 이란에 제재를 가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호르무즈해협까지 봉쇄되면 최고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란이 배후설을 부인한 데다 개입 증거가 없어 유가 상승세는 일단 멈췄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란이 과거 하마스를 지원한 건 사실이나 이번 사태에 개입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알렉스 호데스 스톤엑스 애널리스트는 “이란 개입이 사실로 밝혀지면 서방이 이란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이란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서 국제유가가 곧 안정화될 거란 기대가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사이가 나쁘단 점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원유 감산 정책을 내세우던 사우디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군사협력을 늘리고 미국 기대에 맞춰 원유를 증산하는 등 친밀도를 높이려 노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사우디가 미국과 정치적인 협상을 할 것”이라며 그에 따라 유가가 안정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지금은 1970년대 반(反)이스라엘 정서처럼 중동이 단결된 상태가 아니다”며 “사우디의 움직임에 따라 유가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사태가 확전되지 않을 경우 곧 끝날 것”이라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단기 이슈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 뒤 유가가 안정화될 거란 분석이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직 유가에 상방 압력이 존재한다”며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리카르도 에반젤리스타 액티브트레이즈 애널리스트도 “여전히 시장은 이스라엘 상황에 불안한 상태”라며 “더 큰 불안을 불러 유가를 다시 밀어올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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