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에 웃는 대형 건설사들…GS건설 홀로 '울상'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4-04-02 17:39:50

대형사 5곳 중 4곳 '달러 상승 이익'…공사대금·해외자산 상승 효과
GS건설은 유일하게 396억원평가손실…"원자재 수입가격 오른 영향"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영향으로 대형 건설사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가운데 5개가 지난해 말 이후 환율 변화에 따른 자산·세전이익 영향을 공시했다.

 

국내 주택사업이 주력이라면 환율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지만, 해외사업이 주력이라면 환율은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환율에 변동이 생기면 외화로 받을 공사대금의 원화 가치가 달라지고 회사가 해외에 보유한 자산·부채 평가액도 변한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이 수출기업에 긍정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해외 비중이 높은 건설사는 환율상승을 호재로 본다"고 설명했다.

 

▲ 올해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각 건설사 자산 및 세전이익 증감 현황(4월 1일 환율 기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각 건설사 사업보고서 공시내용 정리]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7원 오른 1352.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1일(1357.3원) 이후 최고치로, 지난해 말 대비 4.09% 올랐다. 

 

환율 상승세로 대형 건설사 5곳 중 4곳은 세전이익이 상승하는 효과를 누렸다.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달러 환율이 2023년 말보다 10% 상승하는 경우 942억7700만 원의 순자산 증가 효과가 있다'고 공시했다. 이를 올해 상승률에 적용하면 현시점 기준으로 세전이익이 385억5900만 원 오른 효과가 있다. 현대건설이 작년 한 해 기록한 영업이익 3405억 원의 11.3%에 달하는 액수다. 

 

DL이앤씨도 환율 상승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 회사의 사업보고서에는 달러가치 10% 상승시 491억8700만 원의 효과가 있다고 적혀 있다. 올해 달러 가치 상승을 반영한 DL이앤씨의 세전이익 상승분은 201억1700만 원이다. 작년 영업이익(3307억 원)의 6.1% 수준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대우건설과 롯데건설도 지난해 말 이후 환율 변동 덕택에 각각 117억1600만 원, 60억700만 원의 환차익을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은 작년 영업이익의 1.8%, 롯데건설은 작년 영업이익의 2.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반면 GS건설은 5곳 중 유일하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때 손실(5%당 455억2800만 원)을 입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 

 

현재까지 올해 환율 상승분을 반영한 GS건설의 환차손 추정치는 372억2400만 원이다. 작년 영업손실 3879억 원의 10.2%에 달한다. 이는 GS건설의 국내 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 영향은 내수와 해외시장을 구분해야 한다"며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건설공사에 필요한 철강·콘크리트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국내 건설사업 비중이 높다면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앞으로 환율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 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이전까지 높은 비중을 차지하던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고 해외 사업을 키우는 추세"라며 "환율 영향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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