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때 입맛대로 기준금리 반영…보험사 '고무줄 대출금리'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5-03-07 17:40:03

금리 오를땐 '재까닥', 내릴 땐 '느긋하게'…반영 속도 1.7배 차이
보험사 '이익극대화'에 소비자 비용↑…"보다 적극적인 규율 필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시중금리가 떨어지고 보험사 자금조달비용이 감소한다. 금리인상 시기엔 반대로 움직인다. 

 

따라서 한은 금리인하 시기에는 보험사 대출금리도 하락하고 금리인상 시기엔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금리인상 시기엔 신용대출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금리인하 시기엔 느리게 떨어져 빈축을 사고 있다. 

 

7일 KPI뉴스는 생명보험협회 공시실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자료를 토대로 최근 5년간 기준금리가 신용대출 금리(무증빙)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살펴봤다. 

 

▲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손해보험사 평균 신용대출금리(무증빙) 월별 추이 비교.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및 생명보험협회 공시실 자료 재구성]

 

분석 결과 기준금리와 신용대출 금리 간 상관계수는 0.615였다. 기준금리가 1%포인트 변할 때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적으로 0.176%포인트씩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기준금리 변동이 보험사 신용대출금리에 가장 확실하게 영향을 미치는 시점은 3개월 이후였다.

 

눈에 띄는 부분은 기준금리가 오르거나 내릴 때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속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기준금리 인상 3개월 뒤 보험사 신용대출금리에 반영된 비율은 65.4%였지만 기준금리가 내렸을 때는 반영률이 38.5%에 불과했다. 인상 쪽이 약 1.7배 빠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손해보험사 평균 신용대출금리의 상관관계 분석.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및 생명보험협회 공시실 자료 재구성]

 

최근 금리 흐름을 봐도 이런 불일치가 관찰된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지난 1월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기준 연 9.42%로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부터 세 차례나 기준금리를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예금은행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연 5.58%로, 1개월새 0.57%포인트 내린 것과도 대비된다. 

 

대출 분야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행태로 여겨진다. 보험사의 신용대출 금리는 보험사가 조달비용을 반영해 산정한 '내부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정한다. 인상기에 빠르게 반응하고 인하기에 천천히 반응하면 대출에서 수익률을 키울 수 있다. 

 

반면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지불해야 할 이자 비용이 증가하므로 손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대출금리를 악용한 금융사들의 꼼수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라면서도 "소비자들이 대출원가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보니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대출 금리는 시장금리를 후행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반영이 늦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러 보험사에 물어봐도 "왜 금리 인상기과 인하기 반영속도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인가"란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는 이는 없었다. 

 

이런 행태는 경제 전체적으로도 부정적이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디지털혁신팀장은 "기준금리를 통해 거시경기에 대응하는 통화정책 효과의 전달이 지연되거나 왜곡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대출금리 산정과 관련한 모범규준이 있긴 하지만 내용을 보면 사실상 보험사 자율이나 마찬가지"라며 "신용대출은 보험산업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부분이다 보니 당국도 신경을 덜 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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