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머지포인트·티메프 사태가 안겨준 쓰라린 교훈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4-08-01 17:32:59

티메프 이용한 셀러·소비자 모두 금전적 피해 입어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처럼 큐텐, 상품권 대량 판매
자금 충당 위해 무분별한 상품권 발급 행태 막아야

셀러는 상품 구매 주문을 받고 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했는데, 한푼도 정산을 받지 못했다.

소비자는 티몬에서 판매하는 여행사 상품을 결제했지만 주문이 취소되고 환불이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1주일간 벌어진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는 불행하게도 2021년 대한민국에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머지포인트 사태'와 닮은 구석이 많다. 


머지포인트는 소비자가 20~30% 할인된 포인트를 사서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2만여 곳의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했다. 

당장 고객들은 싼값에 상품을 살 수 있어 환영했다. 하지만 팔면 팔수록 회사가 손해를 보는 구조의 종착역은 '지급불능'뿐이다. 결국 적자 누적으로 2021년 8월 머지포인트 환불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며 아직도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뉴시스]

 

티메프 사태도 마찬가지다. 티몬과 위메프는 해피머니 상품권 5만 원권을 7.5% 할인 판매해 '단기 자금 조달 수단'으로 사용했다. 지난 5월부터는 상품권을 심지어 10% 파격할인해 부족한 자금을 메운 것으로 보인다.

 

무분별한 상품권 남발은 결국 지급불능으로 이어졌다. 티몬과 위메프는 판매대금 정산 주기가 최대 60일이 넘는 익익월 정산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줘야 할 돈을 주지 않는 사태를 자초했다.

 

피해는 입점업체들에 그치지 않았다. 정산을 받지 못한 입점업체들이 일방적인 결제 취소를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은 돈만 내고 그에 해당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는 받지 못했다. 사놓고 미처 사용하지 못한 상품권들도 휴지조각이 됐다. 

 

머지포인트 사태에서 정부가 교훈을 얻지 못한 탓에 3년 만에 똑같은 일이 반복된 것이다. 

 

9월부터 개정된 전자금융거래법이 시행되지만 허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개정안 시행령은 선불업자(전자금융업자)가 선불충전금 100%를 별도관리 대상으로 둬야 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선불충전금의 발행사만 규제 대상이라는 점이 한계다. 타사가 발행한 상품권을 할인 판매해 자금 조달의 창구로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 

 

제2, 제3의 티메프 사태를 막으려면 우선 무리한 상품권 발행 남발을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 자본금 대비 건전성 비율을 책정해 한도를 설정하고 상품권 발행업체가 지급보증보험을 필수 가입하도록 법을 고치는 게 필요하다. 

 

판매대금 정산 주기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시점도 명문화해야한다. 현재 이커머스 업체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줘야 할 돈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셀러들의 돈을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명확히 규율해야 할 부적절한 처사다.

 

티메프 사태로 피해금액이 최대 1조2000억 원에 달하는데다 셀러와 협력사, 일반 소비자까지 피해자는 무수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모습은 2024년을 마지막으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유태영 경제산업부 기자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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