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해약환급준비금 '족쇄'…보험株 배당 기대감↑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5-06-13 17:30:23

억눌린 배당가능이익 증가…보험업 주가에 긍정적
보험업계 "보다 근본적인 규제 개선 필요"

그동안 보험사 배당을 억눌러왔던 해약환급금준비금 '족쇄'가 느슨해졌다. 덕분에 배당 확대 기대감이 생겨나면서 주가도 상승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코스피 보험업지수는 2만5727.04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금융위원회가 보험사의 자본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한 지난 11일보다 4.52% 올랐다. 

 

▲ 최근 1개월 코스피 보험업지수 추이.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해당 개정안은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 170% 이상 보험사에 대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을 80%로 낮춰주는 내용이 골자다. 종전 기준치였던 킥스비율 190%에서 20%포인트 문턱을 내린 것이다. 금융위는 기준치를 올해부터 5년간 매년 10%포인트씩 하향해 오는 2029년에는 최종적으로 130%까지 완화할 예정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사가 계약자의 중도 해지에 대비해 별도로 쌓아두는 돈이다. 2023년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과 함께 신설됐다. IFRS17은 보험사가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의 현재 가치를 평가하는 동시에 모든 계약자가 일시에 해지를 요구하는 극단적 상황을 가정한다. 이때 보험부채 금액이 해약환급금보다 작아지면 부족분을 미리 준비금으로 적립하도록 한 것이 해약환급금준비금이다. 계약자 보호를 위해 만든 제도다.

 

다만 그간 과도한 준비금 부담 때문에 보험사 배당여력을 옥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법정준비금으로 분류돼 보험사가 배당할 수 있는 이익에서 제외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당기순이익이 늘어도 주주에게 나눠줄 돈은 줄어드는 셈이다. 

 

지난해 보험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배당은 오히려 줄이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대표적으로 한화생명은 지난해 전년 대비 약 5% 증가한 86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결산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대해상도 지난해 1조 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배당을 중단했다.

 

▲ 법인세·배당가능이익 영향 예시(법인세율 20% 가정). [금융위원회]

  

이번 규제 완화로 보험사의 적립금 부담이 크게 낮아져 배당가능여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배당 확대 기대감은 보험사 주가에 긍정적이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험주는 규제산업이라 새 정부의 정책 초기인 만큼 당국의 스탠스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현재로써는 계약자에 대한 보호를 높이기보다 증시 밸류업을 위해 보험사 자본 규제를 완화하면서 배당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방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피 보험업지수가 최근 1개월간 26.5% 오른 데는 상법개정과 함께 배당여력 확대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는 보다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바란다. 신계약이 늘어나는 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지난 2월 "해약환급금준비금은 해외에 없는 제도"라며 "국제기준에 맞는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생보업계 관계자도 "이번 제도개선으로 어느 정도 숨통은 트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제도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조만간 업계 차원의 건의안을 조율해 금융당국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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