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과 높은 주주환원에도 은행주 부진, 왜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07-28 17:25:55

배당소득 분리과세 '부자감세 논란' 등 비우호적 환경 우려
중장기 매력은 여전…"이익·주주환원 증가세 지속 기대"

호실적과 높은 주주환원에 대한 환호는 하루 만에 끝났다. 실적 발표 직후인 28일 은행주들은 일제히 고꾸라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KB금융은 전거래일 대비 6.99% 급락한 11만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신한지주(6만7300원)는 5.48%, 하나금융지주(8만4400원)는 8.76%, 우리금융지주(2만4650원)는 3.52%씩 떨어졌다. 코스피가 0.42% 오르며 5거래일 만에 3200대를 회복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직전 거래일(25일)까지만 해도 은행주 분위기는 좋았다. KB·신한·하나금융은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돈을 많이 벌자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이었다.

 

KB금융은 주당 920원의 현금배당과 8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KB금융의 연간 주주환원율은 5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주주환원율(39.8%)보다 크게 뛰어오른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주당 570원씩 배당하고 8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했다. 하나금융도 2000억 원어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고 주당 913원씩 배당한다.

 

우리금융 현금배당 규모는 주당 200원씩이다. 김한이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타사 대비 다소 낮았던 우리금융 자본비율이 빠르게 올라가는 중"이라며 "이에 따라 주주환원율도 4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호실적에도 비우호적인 정치환경 대두로 은행주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KPI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그 직후 은행주는 곤두박질쳐 지난 1, 2주 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주된 이유로는 정치 논리로 인한 비우호적인 환경이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여당이 증권거래세율 인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데다 시장 관심을 모았던 배당소득 분리과세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위험이 대두돼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고 진단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지난 25일 "상위 0.1%가 전체 배당소득의 45.9%를 가져가고 있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극소수 주식 재벌들만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자감세' 논란이 번지자 배당소득 분리과세 입법 자체가 중단되거나 최고세율이 현재 이야기되는 25%에서 35%로 뛸 거란 예상이 나온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자놀이' 언급도 은행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금융기업들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들이 관치에서 자유롭지 못하단 점이 다시 한 번 부각된 것이 투자자들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그간 은행들에게 "배당을 축소해라", "가계대출을 줄여라" 등 여러 가지를 요구해왔다. 정부 간섭이 은행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여러 전문가들은 은행주의 중장기적인 전망은 밝다고 본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외 변수가 아닌 업종 자체의 투자 메리트가 괄목할 만한 상승을 보여주었다"며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했다.

 

박준규 삼성증권 연구원도 "시간이 흐를수록 내년 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나 매력도가 제고될 것"이라며 은행주 상승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강 대표는 "대출규제로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축소될 것"이라며 중장기 전망도 별로 밝지 않다고 판단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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