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HUG, 신태양건설 사기 혐의에 직접 개입 정황 속속 드러나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 2026-01-07 17:47:05
HUG 자금 인출 승인 과정서 묵인·방조…'보증 책임' 발목 잡혀
경남 사천지역 주택조합의 시공사 경영진이 공사 선급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사기)로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관계자들이 시공사 청탁을 받고 80억여 원을 'PM비'로 승인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관련 기사 2025년 12월 12일자 '부산 중견건설업체 명예회장·대표 사기 혐의 검찰 송치' 등)
HUG는 자금 인출 승인 당시 정당한 절차를 밟았기 때문에 어떤 책임도 없다는 입장이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HUG 실무진들이 '인출 명목'을 결정하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다는 점에서 보증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7일 KPI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지역 건설업체 신태양건설은 지역주택조합 측과 시공 계약을 맺은 지 4개월 뒤에 2024년 3월 29일 HUG 승인을 받아 'PM(project management·금융주선 업무) 용역비' 명목으로 75억 원(부가세 포함 82억5000만 원)을 자회사 용역회사를 통해 받았다.
HUG가 '공사 선급금' 명목으로는 입주금관리협약상 승인 불가 방침을 고수하자 대안으로 찾아낸 묘안이 'PM비'이었다. 문제는 신태양건설의 'PM' 실행 자체를 조합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HUG는 어떻게 'PM비'(75억 원에 부가세 7500만 원) 명목으로 인출을 승인했을까.
2024년 3월 29일 오전, HUG부산울산지사의 지사장실에 신태양건설 경영진과 조합 관계자 등이 다음 달(4월) 착공 예정된 하도급 공사비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특히 이날(금요일)은 신태양건설이 주거래은행에 돌아온 어음(20여억 원으로 파악)을 막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시점이었다.
공사 부지 현장이 이미 토지 담보 대출에 잡혀있는 데다 '공사비는 공정률에 따라 인출돼야 한다'는 협약에 따라 '공사 선급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낼 수 없었던 신태양건설은 'PM비'라는 묘수를 들이밀었다.
이렇게 불쑥 튀어나온 'PM비' 75억 원(부가세 제외)은 총공사비(1526억 원)의 5%에 맞춘 금액이다. 부랴부랴 '(공사 선급금) 확인서'도 긴급 작성됐다.(당초 3월 23일자로 알려졌으나 29일로 확인)
'PM 용역' 자체가 조작이라는 사실은 '확인서'(계약 당사자 신태양건설·신서건업, 연대보증인 신태양건설 회장)에 그대로 나타난다. 이 문건에는 'HUG 규정에 따라 (공사 선급금) 지급 불가함으로, 수령을 목적으로 당사(신태양건설) 책임으로 용역계약서가 작성됨을 확인하고, 이에 따른 사항에 대해 당사의 책임임을 아울러 확인한다'고 명시돼 있다.
통상 재개발사업의 건설사업 'PM비'는 총공사비의 1~3%다. 시공사가 'PM비'로 75억 원을 받으려면 3000억~4000억대 공사 현장이라야 맞아떨어진다. 더욱이 신태양건설은 영세한 자회사의 사정을 감안해 '금융PM비로 자처했는데, '금융PM비'는 통상 0.5~1%라는 점에서 더욱 동떨어진 계산법이다.
결국 이렇게 인출된 'PM비'는 자회사(신서건업)를 통해 신태양건설의 부도를 막는데 긴급 사용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1년에 가까운 조사를 거쳐 지난해 11월 신태양건설 명예회장과 공동대표 등 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이런데도 주택사업 자금과 보증업무를 전담하는 HUG는 어떻게 당일치기로 위조된 '용역계약서'를 믿고 'PM비' 인출을 승인했느냐는 의문에 입닫고 있다. 특히 자금 인출 승인에 필요한 조합의 이사회 결의서 또한 승인 시점에는 채택되지 않은 상태였다.(이사회는 승인 당일 저녁 사후에 열렸다.)
HUG 관계자는 "'우리 공사는 입주금관리협약에 따른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인출한 것이므로 해당 인출 자금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 외에는 더 이상 밝힐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신태양건설은 2024년 두세 차례 부도 위기설이 나돌다가 결국 같은 해 11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듬해(2025년) 1월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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