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덮친 '금투세 위협'…"한동안 박스권 맴돌 듯"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04-11 17:20:13

'尹 정부' 정책 동력 약화·美 고물가 등 '하방리스크' 다수
"반도체만 기대…외국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위주 매수"

코스피가 4·10 총선 여파 등으로 장 초반 곤두박질쳤다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소폭 오른 채로 장을 마감했다.

 

11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0.07% 상승한 2706.96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 직후 2660대까지 굴러 떨어졌다가 오전 10시쯤부터 반등, 오후 들어 2700대를 회복했다.

 

▲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총선이 야당의 압승(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총 175석)으로 끝나면서 장 초반에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물 건너가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약화될 거란 실망감이 우세했다.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핵심 경제정책들은 대부분 '총선 이후 입법'을 전제로 했다. 특히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세제 변경은 반드시 입법을 거쳐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천명했으나 야당은 거듭 부정적인 의사를 표했다. 야당이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금투세 폐지는 사실상 힘들어졌다.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투세에 부정적인 야당이 의석 수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함에 따라 폐지 기대감이 후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개인투자자들은 특히 실망감을 금치 못했다. 개인투자자 A 씨는 "이제 '큰손'들이 모두 떠나면서 국내 증권시장엔 찬바람이 불 것"이라며 "국내주식은 올해까지만 보유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금투세는 그간 대주주만 물던 주식 양도소득세를 일반투자자들에게까지 확대하는 내용이다. 내년 1월부터는 대주주 여부와 관계없이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일정 금액(주식 5000만 원·기타 금융상품 250만 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는 해당 소득의 22%(지방세 포함)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3억 원 초과분에는 27.5% 세율이 적용된다.

 

금투세 도입으로 사실상 국내주식을 살 동인이 없어졌다는 게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다. 그간 해외주식은 250만 원 이상의 양도차익에 대해 22%의 세금을 내야 했지만 국내주식 투자자의 경우 대주주만 양도세를 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동력도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소야대 국면이 이어지면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중 특히 세제 지원(자사주 소각 시 법인세 감소, 기업들의 전기 대비 배당 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 등)에 대한 기대감 약화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그간 감세에는 줄곧 반대해왔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동력 약화로 해외자금 유출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고물가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미국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 대비 3.5% 올랐다고 발표했다. 2월(3.2%)보다 상승폭이 확대된 데다 시장 예상치(3.4%)도 웃돌았다.

 

물가가 높을수록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내려가면서 다우지수(-1.09%), S&P 500(-0.95%), 나스닥(-0.84%)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그럼에도 이날 코스피가 소폭이나마 오른 건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에 대한 기대감 덕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0.60%), SK하이닉스(+3.01%), 삼성전자우(+1.32%)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선전하면서 코스피를 끌어올렸다. 외국인투자자가 1조219억 원 순매수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앞날은 별로 밝지 않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앞으로 코스피는 상방 기대감보다 하방리스크가 더 크다"며 "2600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한동안 2600대에서 2700대 초중반 박스권을 맴돌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이날 해외자금이 꽤 유입됐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사는 것"이라며 반도체 외에는 상승 기대감이 약하다고 진단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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