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단계' 벗어난 미분양주택…수도권서도 18% 증가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4-03-29 17:36:22
신규공급 줄었는데도 미분양은 증가…"PF위기 없었다면 더 많았을 것"
미분양 주택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며 장기평균선인 6만4000호를 넘겼다. 국토연구원이 제시한 '정상단계' 판단 기준을 넘어선 수치다.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월 주택통계'를 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4874호로 집계됐다. 전달(6만3755호)과 비교하면 1.8%(1119호) 늘었다. 지난해 11월(5만7925호) 이후 12월 6만2489호, 올해 1월 6만3755호를 거쳐 2월에도 오름세를 유지했다.
수도권 미분양이 1만1956호로 전월 대비 17.7% 증가한 부분도 눈에 띈다. 그간 지방 부동산 시장의 문제로 치부됐던 미분양 적체가 수도권에서도 심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은 미분양 통계를 부동산시장 조기경보체계의 중요 지표로 삼는다. 미분양 주택이 많아지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건설업 폐업과 부도, 건설업 취업자 감소 등 연쇄작용을 일으키며 국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은 미분양 주택 위기를 △정상단계 △관심단계 △위험진입단계 △위험발생단계 등 총 4가지 단계로 구분했다. 미분양 건수가 20년 장기평균인 6만4000호를 넘기면 '관심단계', 9만9000호를 넘기면 '위험진입단계'로, 13만4000호를 넘기면 '위험발생단계'로 각각 본다. 이 기준에 따른다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규모는 '정상단계'를 벗어난 것이 된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고 진단한다. 지난해 이후로 건설사들이 선제적으로 신규공급을 줄였는데도 불구하고 미분양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의 '공급과잉'이 문제였던 과거 사례와 비교할 때 질적으로 더욱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양을 줄였다는 것은 그만큼 미분양이 날 만한 여지 자체가 감소했다는 것"이라며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만약 지난해부터 부동산 PF 문제가 심각하게 떠오르지 않았다면 현재 나타난 미분양 수치는 훨씬 높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인허가 실적 대비 착공실적이 2022년 9월 이후 현저하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토지를 매입한 뒤 건축 인허가를 받아 두고도 사업성에 확신이 없어 공사를 미룬 현장이 많다는 뜻인데 언제까지나 미룰 순 없다.
착공을 연기하고 있는 사업장들이 더는 미루기 힘든 시점에 '울며 겨자먹기'로 분양을 시작하면 미분양 수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행업자들이 공사를 언제까지고 계속 연기할 수는 없다"며 "총선 이후 분양에 나서는 현장이 많아지면 미분양 통계도 그만큼 늘어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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