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사장님'들을 뿔나게 하는 배민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4-07-15 17:28:49

배민, 8월부터 배달중개수수료 9.8% 인상
자영업자 "수수료 인상 철회하고 상생하라"
배민, 지난해 영업익 7000억…상생 모색할 때

"오늘도 당신에게 행복을 배달 중입니다."

배달의민족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대한민국 1등 배달앱'이라는 문구와 함께 이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행복을 배달하겠다는 배달 어플리케이션 1위 업체 배달의민족은 갑작스런 수수료 인상안 발표로 자영업자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일부터 배민 앱을 통한 포장주문에도 6.8%의 수수료를 부과했다. 지난 10일엔 배민1플러스 수수료율을 내달 9일부터 6.8%에서 9.5%로 인상하겠다는 안을 기습 발표했다. 한 달 새 두차례 비보에 자영업자들과 관련 단체들은 강렬히 반발했다.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 10여개 단체는 15일 서울 송파구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배민은 수수료 인상을 철회하고 중소상인·배달노동자·소비자와 상생하라"고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10여개 단체는 15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와 국회에서 잇달아 기자회견을 갖고 "배민은 수수료 인상을 철회하고 중소상인·배달노동자·소비자와 상생하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배달앱 1위이자 가장 매출이 많이 나오는 배민이 수수료를 올리는 건 자영업자들에게 타격이 크다. 자영업자들은 "인상된 수수료율보다 마진 감소율이 훨씬 더 크다"고 주장한다.


자영업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럴바엔 폐업하겠다", "배달중개수수료 9.8%에 부가세 10%까지 더해지면 매출의 20% 이상은 그냥 빠져나가는 돈"이라는 항의 글이 올라왔다.

업계에선 유료멤버십 서비스인 '배민클럽'을 시작하고 수수료를 올린 것은 '록인효과'를 이용한 수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위 앱으로 시장에 단단하게 자리잡으니 소비자와 점주가 배민이라는 플랫폼을 벗어나기 힘든 것을 이용해 수수료를 높인다는 분석이다.

배민은 한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꼽혔다. 전국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배민 플랫폼을 통해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덕분에 배민 실적도 호조세다. 2011년 3월 배달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한 배민은 지난해 연매출 3조4155억 원, 영업이익 6998억 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로는 오뚜기·농심과 비슷한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두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을 합친 것보다도 2000억 원 더 많다.

 

그럼에도 만족하지 않고 또 수수료율을 높인 것이다. 계속 욕심을 부리며 타인을 불행하게 만들면 언젠가 그 대가가 돌아오기 마련이다.


플랫폼 사업은 그 자체만으로는 실적을 낼 수 없다. 상품·서비스 수요자와 공급자가 내는 수수료를 통해 존속하는 시스템이다. 언제든 배민 이용자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떠날 여지는 충분하다. 이제 배민만 행복한 게 아닌 자영업자도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때다.

 

▲유태영 경제산업부 기자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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