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관세' 트럼프 서한에도 코스피 3100선…"시장 면역"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07-08 17:21:24
"세계 각국 관세율 엇비슷…현 상태는 큰 영향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25% 상호 관세 부과를 통보한 8일 코스피는 급등해 3100선을 재차 돌파했다.
연초부터 '관세 이슈'가 지속되다보니 이미 시장이 충격을 다 흡수해 '면역 효과'를 얻은 것으로 여겨진다. 시장에서 "관세 영향은 결국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로는 "관세를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도 계속 유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81% 급등한 3114.95로 장을 마감했다. 3거래일 만에 3100선을 또 넘어서면서 연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에게 "오는 8월 1일부터 모든 한국산 제품에 25%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코스피가 장 초반부터 3100선을 돌파하는 등 증권시장은 호조세를 보였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더 이상 관세 이슈가 시장을 흔들지 못할 것"이라며 시장은 이미 면역 상태라고 분석했다.
25% 관세율이 결국 완화될 거란 낙관론도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9일 상호 관세 실행을 90일 유예하더니 이번에 다시 한 달 더 유예했다. 엄포만 놓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행을 미루는 건 그만큼 고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끼치는 해악도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경기가 침체되면서 물가는 오르는 현상)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0.3%포인트 하향조정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0%로 0.3%포인트 상향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강펀치'를 마구 휘두르기엔 미국 상황도 녹록지 않다"며 "시간을 끌면서 다른 나라들이 양보하기만을 바라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비관세장벽을 철폐하는 대가로 결국 상호 관세율을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그간 철폐를 요구해 온 비관세장벽은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제한 △수입쌀 고관세 △수입차 배출가스 규제 △구글 정밀지도 반출 금지 등이다.
강 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수단일 뿐"이라며 "상호 관세를 완화해주는 비관세장벽 철폐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 상황은 한국에게 결코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 중인 나라들에게 매겨진 상호 관세율은 모두 20% 이상이며 30% 이상인 곳도 여럿"이라며 "모두에게 똑같은 관세율이 부과된다면 한국이 특별히 불리할 건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과 협상이 마무리된 국가는 영국과 베트남뿐이다. 이 중 대미 무역 흑자가 큰 베트남은 자국 시장을 완전히 개방했음에도 20% 관세를 부과받았다.
지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농산물 시장 개방 등은 우리 정부에게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상황이라 다들 관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그는 "8월이 돼도 대부분의 협상이 지지부진할 수 있다"며 "미국이 누군가에게 상호 관세율 혹은 품목별 관세율을 크게 깎아줘야 다른 나라들도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는 상호 관세와 별도로 자동차 및 부품에 25%, 철강·알루미늄에 50% 등 품목별 관세를 매기고 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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