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금리 급등 '위협'…고정형 주담대·신용대출 금리 오르나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04-17 17:23:43

파월 긴축 발언에 美 국채 2년물 5% 넘어…"국내 채권시장에도 영향 커"
"금융채 금리 뛰면 고정형 주담대·신용대출 금리 상승 불가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강경한 긴축 기조를 밝혀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파월 발언은 국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줘 은행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연 4.981%로 거래를 마쳐 전일 대비 0.047%포인트 올랐다. 이날 장중 한 때 연 5.01%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5% 선을 넘어선 건 지난해 11월 13일 이후 5개월여 만이다.

 

국채 금리 급등 배경으로 파월 의장 발언이 꼽힌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캐나다 경제 관련 워싱턴 포럼 행사에서 "최근 지표는 견조한 성장과 강한 노동시장을, 아울러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에 근접하기까지 추가적인 진전의 부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현재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수준을 필요한 만큼 길게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는 탄탄하고 물가상승률은 예상보다 높음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늘어 시장 전망치(0.3%)를 훌쩍 넘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추산하는 성장률 전망모델 'GDP 나우'는 올해 1분기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2.8%로 상향조정했다.

 

미국 노동부 집계에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3.5% 올랐다. 2월(3.2%)보다 상승폭이 확대된 데다 시장 예상치(3.4%)를 뛰어넘었다.

 

시장은 파월 의장 발언을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걸로 해석했다. 동시에 올해 금리인하 횟수도 기존 연준 점도표(dot plot·연준 위원들이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 제시한 3회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올해 초 연 4%대 초반에 머물던 미국 국고채 2년물 금리가 연 5% 선에 근접하고 더 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채권시장도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국내 채권시장은 미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고 했다.

 

17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475%로 장을 마감해 전일(연 3.469%)보다 0.006%포인트 올랐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영향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도 지금보다 더 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며 "국고채 3년물 금리 상승세가 금융채 등 다른 채권에 여파를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금융채 금리 오름세는 곧 은행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결된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일반적으로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준거금리는 금융채 5년물 금리, 신용대출은 금융채 1년물 금리다. 금융채 금리가 오르면 고정형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도 상승한다.

 

지난해 말부터 은행 대출금리는 제법 큰 하락세를 그렸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14~5.77%를 기록했다. 작년 11월 말(연 4.14~6.58%)에 비해 하단은 1.00%포인트, 상단은 0.81%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연 4.58~6.58%에서 연 3.80~6.26%로 하단은 0.78%포인트, 상단은 0.32%포인트 낮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대출금리 하락은 연준이 곧 금리를 내리면서 한은도 따라갈 거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이 식으면서 최근 채권시장 동향은 심상치 않다"며 "고정형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가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움직임이 좀 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는 금융채 금리가 아니라 코픽스이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채권시장 움직임보다 은행 예금금리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그는 "은행이 예금금리만 올리지 않으면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현 수준에서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고정형을 하회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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