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장률 전망 0.8% '충격'…"연말 기준금리 2% 예상"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05-29 17:16:48

"금리라도 안 내리면 줄줄이 쓰러진다"…'바닥 경기' 심각
이창용 "올해 순수출 기여도 '제로'"…트럼프 고관세 우려
금리인하 조치로 코스피 1.89%, 코스닥 1.03% 동반상승

한국은행이 3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낮췄다. 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예상 이상으로 경기가 나빠 추가 인하도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은행은 2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네 번째 인하다.

 

한은은 이날 함께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제시했다. 지난 2월(1.5%) 대비 0.7%포인트나 하향조정한 수치다. 지난해 11월(1.9%)보다는 1.1%포인트 내렸다.

 

민주화 이후 한국 경제가 1% 미만 성장에 그친 해는 1998년(외환위기, -4.9%), 2009년(글로벌 금융위기, 0.8%), 2020년(코로나 팬데믹, -0.7%) 세 차례뿐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9%로 유지했다.

 

물가는 안정적인데 경기는 자꾸 가라앉으니 한은이 다시 금리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바닥 경기'는 최악"이라며 "금리라도 안 내리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도미노처럼 쓰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의류 도매상을 하는 강 모(47·남) 씨는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다"며 "'코로나 팬데믹' 시절보다 지금이 더 어려운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0.8%)를 산출할 때 순수출 기여도는 '제로(0)'로 계산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고관세 정책이 불러일으킨 글로벌 경기침체가 우리 수출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경제지표가 안 좋으니 한은이 추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적잖다. 이 총재는 "추가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며 "연말 금리 수준 예상치가 지난 2월보다 낮아진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당시 연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2.25~2.50%로 제시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한은은 하반기에 2회 추가 인하해 기준금리를 2.00%까지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떨어지면서 한은에게 금리를 인하할 여유를 줬다"고 분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추가 인하 시점은 일단 8월로 보나 부동산시장 과열 때문에 10월로 미뤄질 수도 있다"며 연말 기준금리는 2.25%로 예측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지표만으로는 금리를 내릴 때지만 사실은 인하하지 않는 게 옳았다"고 지적했다. 4월 물가상승률이 2.1%로 안정적인 추세지만 국내 물가 통계에는 자가주거비가 포함되지 않아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위험하다는 얘기다.

 

자가주거비란 본인 소유 집에 살면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을 뜻한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세를 줬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임대료 수익, 재산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 유지·관리비 등이 포함된다. 국내 물가 통계에는 자가주거비가 빠져 있기에 연초 가팔랐던 집값 상승세가 반영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자가주거비를 포함하면 물가상승률이 2%포인트 가량 더 치솟을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인하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리인하는 증권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1.89% 급등한 2720.6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2700대로 올라선 건 지난해 8월 23일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코스닥(736.29)은 1.03%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6원 떨어진 1375.9원을 기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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