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트리플 증가'에도 웃지 못하는 한국 경제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03-31 17:20:42
"韓 경제, 1분기 최악…점차 나아질 것"
올해 1월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던 생산·소비·투자가 한 달 만에 '트리플 증가'로 돌아섰다. 다만 1월이 워낙 안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여겨져 아직 안심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전산업생산 지수는 111.7(2020년=100)로 전달보다 0.6% 늘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도 1.5%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18.7% 급증했고 건설투자를 나타내는 건설기성도 1.5% 늘었다.
산업생산과 설비투자는 지난 1월 대폭 감소해 우려가 컸다. 1월 산업생산 감소폭(-2.7%)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2월(-2.9%) 이후 4년11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설비투자도 2020년 10월(-16.7%) 이후 최대 감소폭(-14.2%)을 보였다.
두 지표 모두 2월 들어 개선되면서 일단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기저효과 덕에 지표가 나아진 것으로 보여 아직은 불안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2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며 "1월 설 연휴로 인해 연초 지수가 크게 등락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1월에 임시공휴일 포함 6일 연속 연휴가 이어지면서 생산과 투자에 큰 영향을 끼쳤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경기가 나아졌다기보다는 기저효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도 "단지 기저효과일 뿐"이라고 했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최근 트리플 증감이 반복되는 등 월별 변동성이 크다"며 "월별 수치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는 4월부터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해 미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며 "고관세로 산업생산과 설비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과장도 "4월부터 미국의 관세 부과가 어떤 형태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지 그 리스크가 굉장히 크다"고 지적했다.
임시공휴일을 끼고도 1월 0.6% 줄었던 소비가 2월 상당폭(1.5%) 늘었다. 건설투자 역시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김 교수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소비가 1월까지 위축됐다"며 "2월에는 기저효과로 조금 나아진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강 대표는 "2월 내구재 소비가 주로 늘었다"며 "신학기를 맞아 개인용컴퓨터(PC), 휴대폰 등을 새로 구매한 효과인 듯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연초 집값이 뛰었지만 일부 지역에 국한됐기에 전국적으로 건설 경기는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며 "2월 증가세는 기저효과일 뿐"이라고 했다.
한국 경제에 희망이 없지는 않다. 김 교수는 "올해 한국 경제는 1분기가 최악"이라며 "이후 연말로 갈수록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단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경기 개선에 꽤 도움이 될 테고 한국은행 금리인하도 소비 진작을 유도할 거란 예상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여야가 모두 추가경정예산안에 긍정적이라 곧 추경이 편성될 듯하다"며 "추경은 경기 개선에 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관세는 처음에는 충격이 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들도 적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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