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8개월'…가계대출 감소·얼어붙은 부동산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02-04 17:41:30

가계대출, 10개월만에 줄어…서울 아파트 거래량 66.4% ↓
여전히 규제 전보다 훨씬 높은 대출금리…"쉽게 안 바뀔 듯"

지난해 7월 시작된 금융당국의 대출규제가 이달까지 8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폭증하던 은행권 가계대출은 감소세로 돌아서고 부동산시장은 얼어붙었다.

 

대출규제 효과는 뚜렷했다. 금융당국은 어느 정도 규제를 완화하긴 했다. 하지만 엄격한 가계대출 관리 방침은 여전해 전향적인 변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올해 1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3조6588억 원으로 전월 말(734조1350억 원) 대비 4762억 원 줄었다.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 만의 감소세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10~12월 3개월 연속 1조 원대에 머물더니 새해 첫달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역대 최대폭 증가했던 지난해 9월(9조6259억 원)과 비교하면 10조 원 가까이 축소됐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가계대출이 감소하면서 부동산은 침체 흐름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보합(0.00%)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넷째 주까지 40주 연속 상승했던 서울 아파트값은 이후 4주째 보합세다.

 

서울시에 따르면 작년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094건으로 4개월 연속 3000건대를 나타냈다. 9220건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7월에 비하면 66.4% 급감했다. 지난달 말 기준 1월 거래량은 1458건이다. 아직 집계 기간이 한 달 가량 남은 점을 감안해도 3000건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서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주된 배경으로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꼽힌다.

 

지난해 5, 6월 집값이 치솟고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은 규제 스위치를 눌렀다. 우선 은행들은 금융당국 요구에 따라 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가산금리를 이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할수록 은행 대출금리는 상승한다. 차주의 이자부담을 높여 대출 수요를 줄이려는 목적이다.

 

그 후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라앉을 기미가 안 보이자 9월부터는 아예 총량규제에 나섰다. 각 은행들은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유주택자 대상 추가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등 일부 대출을 중단·제한했다.

 

새해 들어 규제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자 금융당국은 규제를 다소 완화했다. 은행들은 판매 중단했던 대출을 재개했고 한국은행 금리인하를 반영해 대출금리도 소폭 낮췄다.

 

그러나 아직도 규제는 엄격하다. 이는 대출금리만 봐도 확연하다. 이날 기준 5대 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43~5.93%로 한은 금리인하 전인 9월 19일(연 3.61~6.01%) 대비 하단은 0.18%포인트, 상단은 0.08%포인트씩 떨어졌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59~6.69%에서 연 4.35~6.45%로 하단과 상단이 모두 0.24%포인트씩 내렸다. 한은 금리인하폭(0.50%포인트)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규제 스위치를 누르기 전인 지난해 6월 말 주담대 금리 수준(고정형 연 2.95~5.59%·변동형 연 3.74~6.73%)과 비교하면 훨씬 높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만 당부할 뿐, 아직 전향적으로 규제를 풀 태세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거론하며 "지금은 금융당국이 쉽게 방향 전환을 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정책 방향을 정한 뒤에야 따라갈 거란 추측이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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