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강화에도 은행 '여유만만'…"이익 더 늘 것"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10-15 17:21:23

대출 희소성 커져…금리 높여 예대금리차 확대
시장도 실적 상승 기대…발표 직후 은행주 급등

15일 새로운 부동산대책이 나오면서 대출규제가 대폭 강화됐지만 은행은 여유만만한 모습이다.

 

은행의 주 수익원인 가계대출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보이나 예대금리차가 확대돼 이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은 합동으로 이재명 정부 세 번째 부동산대책인 '10·15 대책'을 이날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대출규제 강화와 규제지역 신규 지정이다. 우선 16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시가 15억 원 초과∼25억 원 미만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4억 원으로 줄어든다.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이다. 대출 한도 축소 효과를 내는 스트레스 금리 하한이 현행 1.5%에서 수도권·규제지역은 3%로 상향조정된다. 1주택자의 전세자금대출 이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된다.

 

또 서울시 전체와 과천·광명 시 등 경기지역 12곳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으로 지정했고 동시에 내년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새롭게 규제지역이 된 곳에선 주담대비율(LTV) 한도 축소 등 대출규제가 강화된다.

 

가계대출은 은행의 주 수익원이다. 특히 주담대는 안정성이 매우 높아 은행들이 힘을 기울인다. 그런 만큼 정부가 억지로 가계대출 규모를 내리누르는 건 은행에 반가운 일은 아니다.

 

▲ 대출규제가 강화됐지만 은행 이익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KPI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은행 측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대출 규모는 줄어들겠지만 대신 희소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박리다매 위주인 기업보다 소수의 명품을 파는 기업이 더 많은 돈을 버는 현상이 은행업에도 벌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도 '제발 대출해달라'며 발을 동동 구르는 금융소비자들이 무척 많다"며 "희소성이 높아진 만큼 비싼 가격을 붙여도 잘 팔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1년여 간 은행들은 '폭리'라 불릴 정도로 높은 대출금리를 책정해 큰 이익을 내고 있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58~5.77%다. 지난해 6월 말(연 2.95~5.59%)에 비해 하단은 0.63%포인트, 상단은 0.18%포인트씩 올랐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0%포인트나 인하했음에도 대출금리는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74~6.73%에서 연 3.43~6.23%로 하단은 0.31%포인트, 상단은 0.50%포인트씩 낮아졌다. 그러나 하락폭이 한은 기준금리 인하폭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축소한 때문이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즉, 한은 금리인하로 준거금리가 낮아지더라도 은행이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면 상쇄된다. 그리고 은행 이익은 늘어난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과거엔 은행이 가산금리를 함부로 건드리면 금융당국이 막았다"며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는 대출 수요를 줄이기 위해 오히려 금융당국이 금리인상을 부추기는 분위기라 가산금리를 거듭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은행은 올해 분기 실적 발표마다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3분기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 시장 전망치(에프앤가이드 집계)는 4조9614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0.99% 증가한 수준으로 3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 실적이 더 개선될 것으로 여겨지면서 대책 발표 후 은행주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진단했다.

 

KB금융은 이날 전일 대비 4.33% 급등한 11만5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신한지주는 3.65%, 하나금융지주는 2.49%, 우리금융지주는 2.82%씩 뛰었다. 하나금융지주 외에는 모두 코스피(+2.68%)를 능가하는 상승폭을 보였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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