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에 드리운 PF부실 '그림자'…대출연체금 역대 최대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5-04-16 17:48:48

작년 대출연체금 7517억…전년比 60% 급증
메리츠화재, 연체금 절반 차지…연체율은 롯데·흥국 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그림자가 손해보험사들에게도 드리웠다. PF 부실이 확대되면서 손보사들의 대출 연체금도 크게 늘었다. 

 

1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일반손보사 11곳의 지난해 말 대출채권 연체금액은 총 75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678억 원) 대비 60% 급증했다. 연체금액과 증가폭 모두 역대 최대 수치다. 

 

▲ 최근 5년간 국내 일반손해보험사 대출채권 및 연체금액 추이.(단위=100만 원)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

 

빌려준 돈의 규모가 딱히 커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대출채권 규모는 82조1037억 원이다. 2023년(77조9485억 원)에 비해 별로 증가하지 않았다. 2022년(93조2058억 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많이 줄었다. 그런데 '제때 상환되지 않는 금액'만 눈에 띄게 늘었다. 돈을 빌려간 차주들이 돈을 갚지 못할 정도로 자금사정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손보사 대출채권 연체금액이 급증하기 시작한 시기는 국내 부동산 시장 PF 부실 문제가 점화된 시점과 맞아 떨어진다. 2020년과 2021년만 해도 연체금액은 1000억 원을 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를 계기로 PF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른 2022년에 2208억 원으로 훌쩍 뛰었다. 2023년과 2024년에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연체 중인 대출채권은 대부분 중소기업 대출채권(76.1%)이다. 또 중소기업 연체금액의 98.3%가 '부동산업 및 임대업(54.5%)', '기타(23.8%)', '건설업(20.0%)'에서 나왔다. 부동산 경기 변동으로 업황이 악화된 업종에서 집중돼 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부동산 활황기에 고수익을 추구한 보험사들이 비교적 신용도가 낮은 건설사·시행사까지도 대출을 늘린 결과"라며 "PF 위기가 길어지면서 빌려간 기업들의 돈줄이 막히자 대규모 연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국내 일반손해보험사 대출채권 연체금액의 회사별 비중.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

 

손보사별로는 롯데손해보험의 대출채권 연체율이 6.05%로 가장 높았다. 전체 손보사 평균치(1.0%)의 약 6배다. 흥국화재는 4.47%, 메리츠화재는 2.2%였다. 나머지 8개 사는 평균보다 낮았다. 

 

연체금액은 메리츠화재가 압도적으로 컸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대출채권 연체금액은 3300억 원이다. 손보사 전체 연체금액의 거의 절반(44%) 수준이다. 메리츠화재는 보험업계를 통틀어 가장 '이자장사' 의존도가 높다. 메리츠화재의 대출채권 규모는 15조8912억 원으로 전체 운용자산(43조3585억)의 38%에 달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대출 의존도가 높은 데다 과거부터 부동산금융에 힘을 많이 쏟았다"며 "그 때문에 PF부실도 늘어난 듯하다"고 진단했다. 

 

부동산시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손보업계의 연체금액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일부는 이자를 갚지 못하는 회사에 더 높은 금리의 추가대출을 하면서 대출사업을 지속하고 있다"며 "나쁜 구조를 유지한 상태로 방치한다면 나중에는 곪아버린 문제가 일시에 터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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