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침체에 유가 ↓…韓 성장률도 '적신호'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12-07 17:34:11

WTI, 5개월 만에 70달러 선 하회…"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영향"
수출 의존도 높은 한국 타격 커…"이미 장기불황 접어들어"

중국 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고공비행하던 국제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세계 전반적으로 수요가 감소하는 현상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도 반갑지 않다. 국내외 기관들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으며, 이미 장기불황에 접어들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4.1% 떨어진 배럴당 69.3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7월 3일 이후 5개월 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3.8% 내린 배럴당 74.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석유 저장시설. [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플러스'(OPEC+)가 지난달 30일 내년에도 자발적 감산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했음에도 국제유가가 내림세를 그린 건 중국 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짙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 지방 정부와 국영 기업이 과도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으며, 부동산 시장은 침체됐다"며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미국 금융정보회사 BOK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트레이딩 수석 부사장은 "원유 시장은 현재 공급 측면보다 수요 측면에 집중돼 있다"며 수요 감소 예상이 가격을 낮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투자회사 오안다의 크렉 엘람 선임 시장분석가도 유가 하락 배경에 대해 "시장은 내년에 글로벌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가 하락은 물가 안정에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심화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한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수요 둔화는 더 타격이 크다.

 

이미 민간 연구기관들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1.4%보다 낮은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와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1.3%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외 기관들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2%로 0.2%포인트 내렸다.

 

한은은 2.2%에서 2.1%로,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3%에서 2.2%로 각각 0.1%포인트씩 낮췄다.

 

글로벌 경기가 심상치 않다보니 내년 이후 전망도 흐리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한국은 이미 장기불황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강 대표는 "국제유가 하락은 중국 경기침체를 반영한 것"이라며 "가뜩이나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전망이 흐려 경기 회복은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한국 경제는 아주 완만한 속도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MF는 오는 2028년까지 한국 경제성장률이 2.1~2.3% 범위에 그칠 것으로, 장기 저성장 흐름을 예측했다.

 

경기침체가 깊어지다 보니 한은이 금리인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 대표는 "한은이 내년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나 경기 회복세가 더딜 경우 내년 2분기로 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경기침체가 심상치 않다"며 "빠르면 한은이 내년 1분기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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