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3배 확대되니…4대 금융, 또 '역대 최고' 순익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10-31 17:30:25
"당국 규제는 은행에 '축복'…내년에도 역대 최고 순익 경신할 듯"
금융당국 대출규제 덕에 은행은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예대금리차가 3배 넘게 확대되면서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그룹은 또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15조8124억 원으로 전년 동기(14조3234억 원) 대비 10.4% 늘었다. 3분기까지 누적으로 사상 최대치다.
각 금융그룹은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KB금융그룹은 3분기 누적만으로도 당기순익 5조1217억 원을 기록, '5조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증가했고 작년 연간 당기순익(5조782억 원)을 벌써 뛰어넘었다.
신한금융그룹은 4조441억 원에서 4조4609억 원으로 10.3% 늘었다. 하나금융그룹(3조4334억 원)은 6.5%, 우리금융그룹(2조7965억 원)은 5.1%씩 각각 증가했다.
은행들의 호실적 행진 배경으로는 금융당국 대출규제로 인한 예대금리차 확대가 꼽힌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0.46%포인트였던 KB국민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는 올해 9월 1.42%포인트로 3배 이상 급증했다.
가계 예대금리차는 은행 가계대출의 평균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격차를 뜻한다. 이 차이가 커질수록 은행 수익도 늘어난다. 다만 정책서민금융은 서민 대상이라 일반적인 가계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편이다. 정책서민금융을 열심히 취급하는 은행일수록 예대금리차가 커져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오해를 살 수 있기에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가 보다 정확한 지표로 여겨진다.
신한은행의 9월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도 1.46%포인트로 지난해 6월(0.41%포인트)보다 3배 넘게 확대됐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0.52%포인트에서 1.36%포인트로, 우리은행은 0.50%포인트에서 1.44%포인트로 커졌다.
그 사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네 차례에 걸쳐 1.00%포인트 인하했는데 은행 예대금리차는 되레 대폭 확대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통 저금리일수록 예대금리차가 축소된다"며 "거꾸로 확대된 것은 금융당국 규제에 맞춰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끌어올린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6월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7월부터 은행에 가계대출 억제를 요구했다. 대출 수요를 줄이려면 금리를 높이는 게 가장 효과적이기에 은행들은 시키는 대로 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는 축소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즉, 은행이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할수록 대출금리는 상승한다. 동시에 은행 이익도 증가한다.
작년 7월부터 본격화된 금융당국 대출규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 금리인하 효과로 예금금리는 낮아졌는데 규제 때문에 대출금리는 작년 6월보다 오히려 더 올랐다"며 "자연히 예대금리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대출규제는 은행에 가히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집값과 가계부채 동향이 심상치 않아 규제는 한동안 지속될 듯하다"며 "덕분에 4대 금융그룹은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역대 최고 실적을 또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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